제3부 · 완벽하지 않아
제18장이 박자를 틀렸어
这一拍我踩错了
중국어 원문을 옮긴 번역입니다.

그는 그 손을 잡지 않았다. 곧바로 첫 대목의 춤으로 뛰어들었다.
그 손은 아직 허공에 멈춰 있었다. 손바닥이 위를 향해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보지 않았다. 눈꼬리로 한 번 훑었을 뿐이었다. 거울 바닥의 찬 기운이 밑창에서 올라와 발목까지 차올랐다.
첫 번째 여덟 박에서, 손이 가슴 앞에서 펼쳐졌다. 손끝이 먼저 나갔고 팔이 뒤따랐다. 이 시작 동작은 그의 것이었다. 열다섯 살에 정해진 것이었다. 한 번도 고치지 않았다. 첫 동작이 바닥에 닿았을 때 그는 턱을 반 밀리미터 조였다. 그는 거울을 보지 않았다. 들리는 것은 자기 밑창 소리뿐이었다. 거울 바닥은 소리를 되돌려 주지 않았다. 한 걸음 내려설 때마다 소리는 발밑에서 멈췄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변화는 안에서 왔다. 한 겹씩 바깥으로 번졌다. 머리카락 뿌리부터 주저앉았다. 머리카락이 관자놀이를 따라 흘러내려 눈썹뼈에 붙었다. 그는 이마로 그것을 밀어 올렸다. 두 번 밀었다. 그러나 이제는 올라가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을 머리카락 사이에 넣어 뒤로 쓸어 넘겼다. 넘긴 머리는 손을 놓자 다시 내려앉았다. 두 번째 동작에서는 피부 위의 그 빛이 사라졌다. 뺨이 탁해졌다. 광대뼈 아래에 그림자 한 줄이 눌려 나왔다. 세 번째 동작에서는 팔이 닿는 곳이 한 토막 줄었다. 어깨선 바깥의 한 치가 비었다. 그는 손을 뻗었다. 닿지 않았다. 숨을 들이마실 때 그 한 번의 숨은 가슴 아래 조금까지밖에 내려가지 않았다. 동작을 하나 끝낼 때마다 그는 조금씩 보기 흉해졌다. 네 번째 동작이 끝나자 얼굴의 빛깔이 한 겹 벗겨졌다. 그 밑에 더 얇은 한 겹이 드러났다.
그는 멈춰 서서 자신을 보지 않았다. 거울 속에 무엇이 있을지 그는 알고 있었다. 같은 얼굴이었다. 턱이 조금 조여져 있었다. 눈꼬리의 빛이 조금 줄어 있었다. 차가운 빛이 네 귀퉁이의 촬영 조명에서 내려와 어깨를 눌렀다. 무게는 없었다. 그런데도 계속 눌렀다.
네온 참은 여느 때처럼 뿌려졌다. 팔을 한 번 휘두르자 손목 뒤에서 전기 자줏빛 빛이 끌려 나와, 허공에 칼빛 한 줄을 그어 냈다. 첫 번째 칼빛은 길었다. 관람석 첫 계단 위까지 끌려갔다. 거둘 때는 아주 느렸다. 두 번째는 한 토막 짧았다. 세 번째는 그의 소맷부리 자리까지밖에 가지 않았다. 칼빛이 거둬질 때 소맷부리의 그 둘레 빛도 따라서 어두워졌다.
보정본 셋이 여전히 그의 좌우에 서 있었다. 그와 같은 동작을 하고 있었다. 그것들의 동작은 가지런했다. 그의 동작은 가지런하지 않았다. 박마다 어딘가 한 군데는 맞지 않았다. 그것들은 그를 보지 않았다. 눈은 모두 앞의 거울을 보고 있었다. 거울 속에는 같은 얼굴뿐이었다. 그것들의 관자놀이는 말라 있었다. 광대뼈 위의 빛은 평평했다. 그의 땀으로 더러워진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그는 여전히 추고 있었다. 박마다 더 힘에 부쳤다. 무릎 안쪽의 그 오래된 힘줄이 먼저 경보를 울렸다. 힘줄이 팽팽해지면 그는 무게중심을 반 치쯤 바깥으로 옮겼다. 옮기고 나서야 다음 박을 이었다. 그 힘줄은 열다섯 살 그해에 춤을 추다 망가졌다. 망가뜨린 것이 바로 이 대목이었다.
발밑의 거울 바닥에서 차가운 빛 한 고리가 올라왔다. 그의 몸에 바짝 붙어 한 바퀴 돌았다. 차가운 빛이 가슴을 넘어 안주머니에 닿았다. 잠깐 멈췄다가 비켜 돌아갔다. 그 작은 천 조각은 벗겨지지 않았다. 안주머니 맨 밑에 눌려 있는 것은 왼쪽 이어폰이었다. 줄은 여전히 한 바퀴로 감겨 있었다. 그는 그것을 꺼내지 않았다.
재원이 말했다. “내 손은 떨리지 않았어. 이 조명이 나를 보정하고 있는 거야.”
그는 오른손을 들어 그녀에게 보여 주었다. 손가락은 안정되어 있었다. 안정되어 있는 것이 이상했다. 손등의 박자 무늬가 한 번씩 튀었다. 그의 손보다 반 박 늦었다. 그 손은 떨리지 않았다. 그런데 몸은 한 군데씩 무언가를 잃고 있었다. 잃은 것들은 손에 있지 않았다. 그는 그 손을 꽉 쥐었다가 폈다. 손가락은 그의 뜻대로 움직였다. 아주 정확하게 움직였다.
퍼펙트 미러가 손가락을 튕겼다.
소리는 짧았다. 거울 바닥에 떨어졌고, 메아리는 없었다. 관람석의 사람들이 동시에 일어섰다. 빠르기도 같았다. 옷이 스치는 소리까지 같았다. 계단 위에는 얇은 물이 한 겹 있었다. 탑의 아랫부분이 비쳤다. 차가운 분홍빛이었다. 그들은 계단을 따라 내려와 무대 가장자리에서 멈췄다. 모두 완성도 백 퍼센트의 그녀 자신이었다. 턱선도 똑같이 날카로웠다. 머리카락도 똑같이 가지런했다. 걷는 보폭도 똑같이 길었다. 그를 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이 보는 것은 무대 한가운데의 그녀였다.
퍼펙트 미러는 여전히 무대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와는 아주 멀었다. 발끝은 그를 향해 있었다. 둘 사이에는 거울 바닥이 한 장 통째로 가로놓여 있었다. 그 거울 바닥에는 금 하나 없었다. 그녀의 손바닥은 여전히 위를 향해 있었다. 가슴 앞에 멈춰 있었다. 손끝은 쇄골에서 손가락 한 마디 떨어져 있었다. 그 손은 방금 전 자세와 같았다.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아이돌 군단이 무대 옆의 어두운 입구에서 걸어 나왔다. 여덟 명이었다. 키 순서대로 한 줄로 섰다. 저마다 손에 가늘고 긴 거울 칼을 한 자루씩 들고 있었다. 칼끝은 아래를 향했다. 칼날에는 차가운 분홍빛 조명이 비쳤다. 박자는 사람의 입에서 세어지지 않았다. 거울 바닥 밑에서 둔한 소리가 한 번 올라왔다. 여덟 명은 같은 순간에 다리를 들었다. 같은 순간에 칼을 내리쳤다. 오차는 영이었다.
여덟 자루의 칼이 그의 앞에서 여덟 개의 호를 그렸다. 호와 호 사이의 간격은 1밀리미터도 어긋나지 않았다. 칼바람이 그의 얼굴을 덮쳤다. 차가웠다. 칼과 칼이 부딪치는 일은 없었다. 바람 소리만 있었다. 그 바람 소리의 간격도 고정되어 있었다. 얼굴 여덟 개는 턱의 각도가 모두 같았다. 눈을 깜박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칼 한 자루가 그의 코끝 앞을 지나갔다. 그에게서 1밀리미터 떨어진 자리였다. 그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는 것은 곧 느린 것이었다.
대형이 한 번 바뀌었다. 여덟 명이 한 줄에서 두 줄이 되었다. 두 줄은 다시 합쳐져 하나의 원이 되었다. 원이 돌기 시작하자 모두의 발끝이 같은 선 위에 떨어졌다. 그는 세 번째 걸음에서, 자신이 원의 바깥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남들보다 반 몸쯤 뒤처져 있었다. 돌아가려면 두 걸음을 건너뛰어야 했다. 그는 두 걸음을 건넜다. 건너고 나니 원은 이미 다음 박으로 넘어가 있었다.
그는 대형 안으로 밀려 들어가 다섯 번째 자리에 섰다. 앞뒤좌우에 같은 높이의 다리가 있었다. 같은 각도의 무릎이 있었다. 그는 따라서 다리를 들었다. 그녀들보다 반 박 늦었다. 칼을 내리칠 때, 여덟 자루의 칼은 이미 그의 손 옆을 지나간 뒤였다. 그의 손은 아직 허리 자리에 있었다. 뒷목에서 머리카락 한 가닥이 솟아 있었다. 아주 작게 솟아 있었다. 그는 그것을 누르지 않았다.
그는 박을 맞춰 보려 했다. 앞의 두 여덟 박은 맞았다. 여덟 자루의 칼이 그의 옆을 지나갔다. 어느 한 자루도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다.
그는 박을 다시 끌어당겼다. 마음속으로 셌다. 세고 있는 것은 음악이 아니었다. 거울 바닥 밑에서 나는 그 둔한 소리였다. 세 번째 여덟 박에서 손끝이 먼저 뒤로 움츠러들었다. 몸이 따라 움직였다. 발이 내려앉았다. 음악보다 늦었다. 이것은 그의 나쁜 버릇이었다. 열다섯 살 때부터 있었다. 그때 선생님이 한 번 지적한 적이 있었다. 그는 고치지 않았다.
퍼펙트 미러가 말했다. “가지런하게 해. 그러면 안 아파.”
그녀의 목소리는 메아리가 없었다. 말이 끝나자 소리도 사라졌다.
그는 무릎을 눌렀다. 박을 악착같이 붙잡고, 다시 끌어당겼다. 절반쯤 끌어당겼을 때 대형이 닫혔다. 여덟 명이 동시에 발을 들었다. 같은 높이, 같은 각도였다. 가지런한 발차기가 한 번에 쓸고 왔다. 그의 무게중심은 아직 오른다리에 실려 있었다. 왼발은 제대로 내려앉지 못했다. 종아리가 그 줄의 다리들 사이로 부딪혀 들어갔다. 몸이 뒤로 넘어갔다. 팔꿈치가 거울 바닥을 짚었다. 다음 순간 무릎도 꿇었다. 한쪽 무릎이 거울 바닥을 눌렀다. 그의 숨이 먼저 멎었다. 그다음에야 다시 들어왔다.
끊어진 마이크 귀걸이가 거울 바닥에 부딪혀 한 번 튀었다. 그러고는 다시 떨어졌다. 거울 바닥은 나무 마룻바닥보다 차가웠다. 찬기가 무릎에서 뒤통수까지 그대로 올라왔다. 끊긴 자리 안의 전기 자줏빛 심이 한 번 번쩍였다. 그러고는 멈췄다. 귀 안에 아주 가느다란 울림이 남았다. 끊긴 자리가 부딪히며 낸 소리였다.
관람석의 사람들이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 또 동시에 끄덕였다. 관람석 전체가 같은 각도, 같은 폭이었다.
퍼펙트 미러가 말했다. “봐. 다들 동의하잖아.”
그가 아직 거울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위에서 빛나는 기호가 내리눌렀다.
기호가 겹겹이 쌓였다. 촬영 조명 쪽에서 줄지어 내려왔다. 그와 그 옆의 그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기호들은 하나씩 켜지며 두 사람을 프레임마다 나란히 대조했다. 첫 프레임은 어깨를 적었다. 그의 오른쪽 어깨가 그 자신보다 3밀리미터 낮았다. 둘째 프레임은 손가락 마디를 적었다. 그의 손가락 마디가 굽은 각도가 그 자신보다 조금 더 컸다. 셋째 프레임은 무릎을 적었다. 그 자신의 무릎은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의 무릎은 소리가 났다. 기호가 칸을 하나씩 건너뛰었다. 칸을 건널 때마다 칸 안에 다른 곳을 한 군데씩 적었다. 다 적고 나면 다음 칸으로 건너뛰었다.
그는 오른쪽 어깨를 1밀리미터 들어 올렸다. 그 자신의 오른쪽 어깨도 따라서 1밀리미터 올라갔다. 같은 높이까지였다. 조금도 더 올라가지 않았다.
기호의 빛에는 온기가 없었다. 피부에 내려앉았지만 밝기만 했다. 뜨겁지는 않았다.
기호가 거울 바닥에 내려앉자 바닥도 따라 밝아졌다. 밝아져 나온 것은 작은 칸들이었다. 칸의 테두리는 희었다. 칸 안에는 발자국이 있었다. 그의 발자국이었다. 그 자신의 발자국이었다. 그의 발자국은 하나하나가 그 자신의 발자국보다 반 박 늦었고, 칸의 테두리 위에 찍혔다. 칸 모서리마다 작은 글씨가 한 줄씩 있었다. 그의 이름이었다. 뒤에는 세 자리 번호가 붙어 있었다. 칸마다 번호가 앞 칸보다 하나씩 컸다. 칸 바닥에 글자 하나가 떠올랐다. ‘맞음’. 칸의 테두리가 한 겹씩 밝아졌다. 그의 무릎 옆까지 밝아져 와서 멈췄다. 그는 옆으로 한 걸음 비키려 했다. 발은 그 칸을 떠나지 않았다.
그 자신이 그의 옆에 서 있었다. 이미 멈춰 있었다. 그보다 반 박 먼저 이 대목을 다 췄다. 그는 그 자신의 숨을 셌다. 셋째 숨까지 세고서야, 그것에게는 숨이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의 왼발 뒤축은 한쪽이 닳아 평평해져 있었다. 그 자신의 뒤축은 새것이었다.
그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손가락 사이가 온통 빛이었다. 빛은 희었다. 그를 눌러 눈을 뜰 수 없게 했다. 조명의 가장자리는 차가운 분홍빛으로 번져 있었다. 손등의 박자 무늬는 거의 꺼져 있었다. 전기 자줏빛 한 점만 뼈마디에 붙어 남아 있었다. 한 번 튀었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그의 손이 아래로 늘어졌다. 손끝이 발에 차여 갈라진 거울 면 조각에 닿았다. 조각은 얇았다. 가장자리는 날카로웠다. 그는 손을 거두지 않았다.
조각 안에는 무대 조명이 없었다.
안은 옛 연습실이었다. 거울이 벽 한 면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었다. 거울 틀 위에 차가운 흰빛의 형광등 한 줄이 있었다. 그 등은 거울 이쪽 면만 비추었다. 등 뒤의 벽은 어두웠다. 창은 오른쪽에 있었다. 유리는 검었다. 방 안의 형광등이 유리에 비쳤다. 벽 모서리의 음향 기기는 왼쪽 스피커가 소리를 내지 않았다. 음악은 오른쪽에서만 나와 한쪽으로 치우쳐 들렸다. 음량 다이얼이 고장 나 있었다. 절반까지만 올라갔다. 음악이 절정에 이르면 오른쪽 스피커가 찌그러지는 소리를 한 번 냈다. 그는 매번 그 소리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음 박을 이었다. 문 앞에는 텅스텐 필라멘트 전구가 하나 있었다. 따뜻한 노란빛이었다. 문틀은 비추었지만 문턱은 비추지 않았다.
기숙사는 산기슭에 있었다. 그는 매일 밤 육교를 건너 이곳으로 왔다. 다리 밑으로 지나는 차의 불빛은 희었다. 한 줄씩 늘어서 있었다.
열다섯 살의 그가 거울 앞에 서 있었다. 땀에 젖은 앞머리가 이마에 붙어 있었다. 동작이 보기 흉하기 짝이 없었다. 팔은 너무 높이 들렸다. 어깨는 또 너무 바짝 움츠러들었다. 그는 혼자서 날이 밝을 때까지 췄다.
물병은 벽 아래에 놓여 있었다. 기숙사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새벽 세 시에 그는 멈췄다. 물병을 집어 한 모금 마셨다. 물은 이미 미지근했다. 그는 앉지 않았다. 거울에 기대선 채로 물을 다 마셨다. 그러고는 다시 거울 앞에 섰다.
그의 신발은 새것이었다. 뒤축은 아직 닳지 않았다. 양쪽 높이가 같았다.
이 대목은 수없이 췄다. 여덟 박이었다. 박마다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첫 번째 여덟 박. 손이 가슴 앞에서 펼쳐졌다. 손끝이 먼저 나갔다. 두 번째 여덟 박. 발끝이 먼저 바닥에 닿았다. 그다음 발이 내려앉았다. 세 번째 여덟 박. 손끝이 먼저 뒤로 움츠러들었다. 몸이 따라서 느려졌다. 네 번째 여덟 박. 몸을 돌려 바닥에 찍힌 자기 물자국을 한 번 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돌아섰다. 다섯 번째 여덟 박. 팔을 어깨 위까지 들었다. 누구보다 높이 들었다. 그것이 이 대목의 원래 모습이었다. 누구도 그에게 낮추라고 한 적이 없었다. 여섯 번째 여덟 박. 다리를 휘둘렀다. 허공까지 휘둘렀다가 멈췄다. 일곱 번째 여덟 박. 쪼그려 앉았다. 무릎을 바닥까지 눌렀다. 멈추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여덟 번째 여덟 박. 거울 앞에 멈췄다. 움직이지 않았다. 형광등이 다 깜박일 때까지 기다렸다.
마룻널 한 장은 소리가 났다. 창가에서 세어 세 번째 마룻널이었다. 밟으면 소리가 둔했다. 그는 매번 그것을 밟았다. 첫 박은 그 마룻널 위에 떨어졌다. 둔한 소리가 한 번 났다. 그다음에야 음악이 들어왔다. 밤에는 이 소리가 멀리 갔다. 복도 끝까지 그대로 전해졌다.
그는 그 대목을 마흔일곱 번 췄다. 문은 한 줄기 틈으로만 열려 있었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복도의 등은 소리에 반응하는 등이었다. 그가 드나들 때마다 등이 하나씩 켜졌다. 그가 멀어지면 등이 하나씩 꺼졌다. 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그는 췄다. 서른 번째에 이르렀을 때 무릎 안쪽이 아프기 시작했다. 한 번 출 때마다 통증이 안쪽으로 조금씩 더 깊어졌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형광등이 깜박일 때마다 깜박인 횟수를 셌다. 하룻밤에 수천까지 셌다. 셈이 쌓이자 숫자와 박자가 구별되지 않았다.
땀이 관자놀이에서 흘러내렸다. 눈썹뼈를 지나 눈꼬리로 흘러들었다. 눈이 갑자기 뻑뻑했다. 그는 한 번 깜박였다. 뻑뻑함도 깜박임과 함께 떨어져 나갔다.
문틀 맨 위에 물병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병에 적힌 글씨는 물에 불어 번져 있었다. 물이 병 밑바닥을 따라 흘러내려 나무에 닿았다. 그는 누가 놓았는지 보지 못했다. 집어 들지도 않았다. 날이 밝은 뒤에도 그 물병은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칠이 물에 불어 한 바퀴 하얗게 떠 있었다.
그 하룻밤에는 수건이 없었다. 그는 소맷부리로 땀을 닦았다. 닦고 또 닦았다. 소맷부리의 천은 말랐다가 다시 젖었다. 나중에는 빳빳하게 굳었다. 그는 빨지 않았다.
날이 밝을 무렵 그는 마지막으로 거울 앞에 섰다. 형광등은 여전히 깜박이고 있었다. 그는 세지 않았다.
창유리가 검은색에서 잿빛으로 바뀌었다. 잿빛에서 다시 흰색으로 바뀌었다. 흰빛 속에 차가운 분홍빛이 살짝 비쳤다.
떠날 때 그는 자기 물병의 뚜껑을 단단히 조여 가방에 넣었다. 문틀 위의 물병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그것 옆을 지나갔다. 손은 문틀에 닿지 않았다.
조각의 가장자리는 얇았다. 조각 안의 열다섯 살 그는 아직도 추고 있었다. 세 번째 여덟 박에서 손끝이 먼저 움츠러들었다. 그는 자기 눈 속에 청람빛이 한 점 있는 것을 보았다. 한 점뿐이었다.
그는 거울 바닥을 짚고 일어섰다.
무릎 속의 그 오래된 힘줄이 한 번 울렸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손바닥을 거울 바닥에 대고, 다리를 위로 밀었다. 몸이 한 마디씩 곧게 펴졌다. 그 자신과 키가 같아질 때까지였다. 그 자신의 관자놀이는 말라 있었다. 땀 한 방울도 없었다. 그의 숨이 거칠어졌다. 내쉰 숨이 거울 앞에서 잠깐 멈췄다가 금세 흩어졌다. 똑바로 선 뒤에도 그의 오른쪽 어깨는 그 자신보다 3밀리미터 낮았다. 그는 고치지 않았다.
그는 관람석에 사람이 몇 명인지 세지 않았다. 전부 같은 얼굴이었다. 숫자는 의미가 없었다. 거울 바닥에 그녀의 발끝이 비쳤다. 그의 발끝과 마주 보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의 거울 바닥을, 그는 한 걸음도 건너가지 않았다.
재원이 말했다. “그때는 아무도 안 봤어. 그래도 난 끝까지 췄어.”
그가 말을 마쳤다. 그의 말은 그녀의 멈춤 뒤에서 반 박 늦게 떨어졌다. 그녀는 말을 받지 않았다.
관자놀이의 땀이 눈썹뼈를 따라 아래로 흘렀다. 거울 바닥의 차가운 빛이 움직였다. 아주 가느다란 빛줄기 하나가 그녀의 발밑에서 기어 올라왔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와, 그의 관자놀이까지 기어왔다. 그 한 방울의 땀을 지우려는 듯했다.
그는 손을 들어 빛이 닿지 않게 했다. 관자놀이를 소맷부리에 한 번 문질렀다. 땀이 소맷부리 천에 스몄다. 그 부분이 한 바퀴 짙어졌다. 빛은 허탕을 쳤다. 그의 소매를 따라 미끄러져 내려와, 거울 바닥에서 몇 점으로 부서졌다.
두 번째 빛줄기가 바닥에서 기어올랐다. 그의 바지 솔기를 따라 걸으며 그 선을 다려 펴려는 듯했다. 바지 솔기는 비뚤었다. 빛은 무릎까지 가서 흩어졌다. 세 번째 빛은 오지 않았다. 거울 바닥의 차가운 빛이 그의 발 옆에 멈췄다. 움직이지 않았다.
재원이 말했다. “이 땀은 내 거야. 너는 못 고쳐.”
그는 오른손으로 안주머니를 한 번 눌렀다. 천 너머로였다. 그 이어폰은 제자리에 있었다.
이번에는 그녀의 박자에 맞춰 동작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는 이 박자가 틀릴 것을 알았다. 틀리는 자리는 이미 분명히 보았다. 세 번째 여덟 박의 시작점이었다. 음악보다 반 박 늦었고, 디디는 발이 남들보다 무거웠다. 그는 무게중심을 그쪽으로 눌렀다. 그리고 놓았다.
그는 일부러 반 박 어긋나게 동작을 시작했다. 팔이 먼저 나갔다. 몸이 뒤에서 따라왔다. 발끝이 바닥에 닿는 것은 음악보다 한 박 늦었다. 또 너무 세게 내려앉았다. 무릎을 거울 바닥에 찧었다. 둔한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열다섯 살 그날 밤의 그 한 번과 같은 소리였다. 그 한 번의 물결이 바깥으로 번졌다. 계단 가장자리까지 번지더니 되돌아왔다.
재원이 말했다. “이 박자를 틀렸어. 그래도 난 계속 출 거야.”
그가 이 말을 하는 동안 손은 이미 휘둘러져 나가 있었다. 그는 자기 발을 보지 않았다. 발이 제대로 디뎌졌는지는 알았다.
그의 왼손이 먼저 바닥에 닿았다. 오른손으로 버텼다. 몸이 팔 위로 넘어갔다. 두 발이 동시에 바닥을 떠났다. 내려올 때 그는 그 둔한 소리가 났던 마룻널을 찾지 않았다. 거울 바닥이 내는 것은 다른 소리였다. 짧았다. 건조했다. 그 한 번이 어느 박에 떨어졌는지는 아무도 세지 않았다.
두 번째 여덟 박의 중간에서 그의 왼발이 자기 물방울을 밟았다. 발바닥이 미끄러졌다. 무릎이 바깥으로 꺾였다.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했다. 거울 바닥에는 얇은 물이 한 겹 고여 있었다. 그의 땀이었다. 한 방울씩 관자놀이에서 튀어 나가, 그가 춤춘 곳마다 떨어졌다. 그는 거두지 않았다. 미끄러지는 흐름을 따라 몸을 낮췄다. 팔을 한 줄기로 휘둘렀다. 그렇게 이 대목을 이어 냈다. 땀방울이 또 튀었다. 거울 바닥에 부딪혀 물방울 몇 개를 남겼다. 둥글었다. 가장자리가 빛났다. 그 물방울들은 그의 것이었다. 거울 바닥은 그것들을 거두지 않았다. 물방울 몇 개가 비스듬한 선을 이뤘다. 그의 발치에서 그녀 쪽으로 뻗다가, 중간에서 끊겼다. 물방울은 거울 바닥 위에서 하나씩 켜졌다가 하나씩 어두워졌다. 어두워지는 속도는 그의 숨과 같았다.
보정본 세 개가 그의 양옆에서 여전히 따라 췄다. 그것들은 물방울을 밟았다. 미끄러지지 않았다. 그것들의 밑창은 말라 있었다. 첫 번째 것의 손은 반쯤 들린 채 허공에 멈췄다. 두 번째 것은 어깨선이 한 번 움찔했다. 무릎이 제대로 굽혀지지 않았다. 그 박의 바깥에 멈췄다. 세 번째 것은 멈춰 섰다. 그러고는 아예 움직이지 않았다. 셋은 세 줄의 곧은 선처럼 서서 기다렸다. 보정본 셋이 멈춘 그 박에서, 그것들의 그림자도 멈췄다. 그의 그림자는 아직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기다리지 않았다. 마지막 여덟 박을, 그는 다 췄다.
그는 거울 바닥 가운데에 섰다. 보정본 셋이 그의 양옆에 섰다. 네 사람의 그림자가 같은 거울 바닥 위에 떨어졌다. 그의 그림자 가장자리는 흩어져 있었다. 보정본 셋의 그림자 가장자리는 가지런했다. 자로 그은 것처럼 가지런했다.
퍼펙트 미러가 처음으로 박자를 맞추지 못했다.
그녀의 손은 이 박에 내려갔어야 했다. 그 손이 잠깐 멈췄다. 위로 올라갔다. 뺨 옆까지 들렸다. 손끝이 거의 보이지 않는 이음매 위에 눌렸다. 그리고 멈췄다. 어깨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멀리 있었다. 손가락이 얼굴의 어느 쪽에 닿았는지만 보였다.
관람석의 사람들은 아직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절반쯤 끄덕이다가 멈췄다. 멈출 때 각도가 다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맨 위 줄의 손은 아무도 내리지 않았다. 허공에 멈춰 있었다. 멈춘 높이가 같았다.
그 이음매가 갈라졌다.
갈라지는 소리는 가늘었다. 실 한 가닥이 팽팽히 당겨졌다가 풀리는 것 같았다. 가느다란 선 하나가 손끝 밑에서 빠져나왔다. 빨리 가지 않았다. 선은 위로 갔다가 아래로 갔다. 한 구간을 갈 때마다 박자에 맞지 않는 굽이를 하나씩 꺾었다. 선이 지나간 자리에서는 거울 바닥의 차가운 빛이 한 토막씩 끊겼다. 끊긴 자리 아래에는 더 어두운 거울 층이 있었다. 그 거울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거울 바닥에 비쳐 있던 하늘 한 조각도 있었다. 옅은 자줏빛 가장자리가 그 선에 한 줄로 잘려, 한 토막이 끊겼다.
퍼펙트 미러가 말했다. “이 선은…… 내가 짠 게 아니야.”
그녀는 말을 마쳤다. 손을 거두지 않았다. 손가락은 이음매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이음매는 닫히지 않았다. 가느다란 선이 그 이음매를 따라 양쪽으로 뻗었다. 귀뿌리 쪽으로, 턱 쪽으로도 뻗었다. 선은 천천히 나아갔다. 얼굴의 네 귀퉁이에 닿으면 잠깐 멈췄다가, 다시 이어서 나아갔다.
그는 그 선을 보지 않았다. 그가 본 것은 그녀의 손이었다.
금은 그녀의 손끝이 누르고 있던 그 이음매에서 시작해 네 귀퉁이 쪽으로 뻗어 갔다. 거울 얼굴 위에, 그녀가 설계하지 않은 선이 처음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