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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 넌 자격이 없어

제21장또 춤을 금지하는 건물

又一栋不许人跳舞的房子

중국어 원문을 옮긴 번역입니다.

제21장 또 춤을 금지하는 건물

도시가 반 초 동안 조용해졌다. 테이프가 건물 정면에서 저절로 자라 나와, 광장 한가운데의 조각상을 한 바퀴 한 바퀴 묶었다.

멀리 안개 속에서 철탑의 아래쪽 절반에 좁은 빛 한 줄기가 켜졌다. 빛은 희었다. 흰빛 속에 온기가 조금 섞여 있었다. 빛은 탑 발치에서 위로 뽑혀 올라 기둥 하나가 되었고, 강철 골조를 뚫고 줄곧 위로 올라가 시야 밖으로 나갔다. 탑 꼭대기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탑의 아래쪽 절반에는 등이 한 줄 한 줄 달려 있었다. 그녀는 한 줄을 셌다. 열두 번째 등까지 셌을 때, 안개가 그 뒤의 것들을 거두어 갔다. 좁은 빛이 그 한 줄의 등을 가운데서 갈랐다. 양쪽의 등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빛이 닳아 뚫린 신발코 하나에서 비켜나, 광장 맞은편 건물 벽으로 옮겨 갔다. 창틀이 먼저 한 줄 붉어졌고, 두 번째 줄이 뒤따라 붉어졌다. 붉은 테이프가 벽면을 타고 기어 내려와 건물 모퉁이까지 기어갔고, 다시 돌계단 가의 쇠난간까지 기어갔다. 한 바퀴가 한 바퀴를 누르고 있었다. 그 붉은색은 온도가 없는 붉은색이었다.

조각상은 천을 두른 사람 하나였다. 낮은 대 위에 서 있었다. 붉은 테이프가 천의 가장자리에서부터 감겨 올라가 대의 윗면까지 감겼다. 천의 주름은 일곱 줄이었다. 테이프가 지나간 자리는 주름이 눌려 펴져, 흰 자국 한 줄만 남았다. 대좌의 한 귀퉁이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글자는 테이프에 절반이 눌려, 그녀는 다 볼 수 없었다. 조각상 옆에는 빈 액자가 한 줄 기대어 있었다. 액자는 희었고,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들도 묶여 있었다. 테이프에는 아주 작은 번호가 한 줄 찍혀 있었고, 한 치마다 한 번씩 되풀이되었다. 번호 사이에, 몇 개 걸러 하나씩, 네모난 인장이 있었다. 인장 안에는 글자가 없었다.

거리의 사람들은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아무도 소리치지 않았다. 테이프가 팽팽히 당겨지는 소리뿐이었다. 한 바퀴, 또 한 바퀴. 바퀴마다 소리가 같았다.

지하철 입구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와, 계단 맨 위에 서서 광장을 한 번 보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맞은편 건물 문에서 제복 입은 사람 둘이 걸어 나왔다. 저마다 손에 붉은 테이프 한 롤씩을 들고 계단 아래에 서서, 테이프가 천천히 자라는 것을 보았다. 그중 하나가 고개를 숙여 손에 든 롤을 한 번 보더니, 롤을 계단 위에 내려놓았다. 아주 평평하게 놓았다. 롤의 가장자리와 계단의 가장자리가 나란히 맞았다. 그들은 손을 대지 않았다.

비둘기들이 돌계단에 앉아 있었다. 날아오르지 않았다. 청소차가 광장 끝에 서 있었다. 호스가 아직 땅에 끌려 있었고, 물이 호스 입구에서 천천히 배어 나왔다. 아무도 잠그러 가지 않았다. 운전하는 사람은 짙은 색 장갑을 끼고 차 안에 앉아 있었다. 내리지 않았다. 멀리 큰길에는 버스 한 대가 교차로에 서 있었다. 차 문은 열려 있었고, 차창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안개의 가장자리가 광장 가장자리를 누르고 있었다. 안으로 눌러 들어오지는 못했다.

북쪽에서 서쪽으로 치우친 하늘에 그 원이 아직 걸려 있었다. 원 옆, 원보다 조금 높고 탑 쪽으로 치우친 곳에 검은 입구가 하나 열려 있었다. 밝은 면은 어젯밤보다 훨씬 넓어져 절반을 넘겼고, 가장자리는 옅은 자줏빛이었다. 어두운 면에는 부서진 빛이 한 조각 한 조각 있었다. 거리에서 고개를 드는 사람은 없었다.

스완이 돌계단 위쪽에서 걸어 내려왔다.

그녀는 맨 윗단에서부터 내려왔다. 돌계단은 모두 스물여섯 단이었고, 맨 아래 세 단은 넓어서 사람이 설 수 있었다. 그날 그녀는 아홉 번째 단에 앉아 그 사람의 한 대목을 끝까지 보았다. 내려올 때 그녀는 기술적인 말 한마디만 했다. 그 말을 할 때 그녀가 본 것은 상대의 발이었다.

한 단 내려갈 때마다, 신발 밑창이 먼저 돌의 모서리에 닿고, 그다음 돌의 면에 닿았다. 스무 번째 단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아주 느리게 걷고 있었다. 사람을 보고도 피하지 않았다. 그녀가 그 옆을 지나갔다. 비둘기도 날아오르지 않았다.

왼발은 새틴 토슈즈였다. 젖은 돌을 밟아도 소리가 없었다. 오른발은 닳은 운동화였다. 붉은 테이프 한 토막을 짓밟으며 둔한 소리를 한 번 냈다. 흰 깃털 조각의 빳빳한 깃이 그녀의 뒷목에 서 있었다. 한 겹 한 겹, 아래로 눌리지 않았다. 그녀의 종아리 안쪽, 바짓단 밑으로 아주 가는 빛의 무늬가 한 줄 있었다. 살갗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테이프 가장자리에 이르러 멈췄다.

아홉 번째 단에는 아무도 없었고, 테이프도 없었다. 그녀는 그곳을 지나갔다. 멈추지 않았다.

쇠난간에 외투 한 벌이 걸쳐져 있었다.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어제부터 거기 있었다. 지금은 소매 한쪽이 테이프에 감겨, 소맷부리가 한 가닥으로 비틀려 있었다.

맨 아래 세 단에 그 무용수가 서 있었다. 두 손을 몸 옆에 늘어뜨리고 있었다. 손가락 마디가 조금 하얗게 질려 있었다. 골판지가 아직 그녀의 발 앞에 깔려 있었고, 그 위에 자국이 넷 있었다. 무릎 둘, 손바닥 둘. 골판지 한 장의 귀퉁이가 들려 있었고, 테이프 가장자리에 눌려 있었다. 자국에는 물이 조금 고여 있었다. 물은 맑았고, 하늘이 비쳤다. 물에 비친 원은 작은 한 조각뿐이었다. 가장자리에 옅은 자줏빛 테두리가 한 줄 있었고, 검은 입구가 그 아래에 가늘게 한 줄로 있었다.

테이프가 골판지 가장자리로 번져 와 그녀의 오른발을 감았다. 오른발에 아홉 바퀴, 왼발에 다섯 바퀴. 그녀의 눈은 돌바닥을 보고 있었다. 속눈썹은 아주 짧았다. 한 올이 들려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눌러 내리지 않았다.

회색 외투의 사람이 테이프 저편에 서 있었다. 증명서 지갑이 가슴에 끼워져 있었고, 칸이 바깥을 향했다. 칸은 비어 있었다. 클립은 은색이었고, 가장자리에 긁힌 자국이 한 줄 있었다. 그의 구두는 반짝반짝 닦여 있었고, 구두코에 안개의 물방울이 조금 앉아 있었다. 그는 그녀를 보지 않았다. 그가 보는 것은 그 빛이었다. 그의 손은 아직 펼쳐져 있었다. 내려놓지 않았다.

스완이 쪼그려 앉았다. 그녀는 그 빛을 먼저 보지 않았다. 테이프의 가장자리 한 곳을 찾아 엄지와 검지로 벌리고, 거기서부터 찢어 틈을 하나 냈다. 테이프는 아주 넓었다. 찢을 때 끈적한 소리가 조금 났다. 그녀는 한 바퀴 한 바퀴 바깥쪽으로 벗겨 냈다. 줄곧 세고 있었다.

무용수의 오른발까지 찢었을 때, 그녀는 그 신발의 신발코에 구멍이 하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 자신의 오른쪽 신발과 같았다. 구멍은 검었고, 가장자리에 흰 실밥이 뒤집혀 나와 있었다. 구멍 안으로 종이 한 귀퉁이가 드러나 있었다. 회백색이었고, 네 번 접혀 있었다. 종이의 글자는 접힌 자리 안쪽에 있어서, 그녀는 볼 수 없었다.

오른쪽 신발의 끈은 왼발보다 한 바퀴 더 감겨 있었다. 발등을 돌아 발목 위에 묶여 있었다.

그녀는 이 감는 법을 알았다. 그녀도 열일곱 살 때부터 이렇게 감았다.

그 오른발은 돌바닥 위에 서 있었다. 발끝이 왼발보다 먼저 땅에 닿았다. 아주 조금 일렀다. 그녀는 한 번 보았다. 말하지 않았다.

맨 아래 단의 바깥쪽, 카페의 셔터가 절반쯤 내려와 있었다. 문에는 테이프가 없었다. 문 안의 등은 희었다. 문 앞의 그 의자는 콘센트 쪽으로 반걸음 가까워져 있었다. 의자는 다시 옮겨지지 않았다. 문 앞 공기에 탄 커피 냄새가 났다. 옅었다. 한 차례씩 문틈에서 새어 나왔다가 안개에 다시 눌려 내려갔다.

콘센트 옆 계단에 종이컵 하나가 놓여 있었다. 컵 입구에서 아직 김이 올라왔다. 김은 위로 올라가 안개 속에 이르러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무도 집어 가지 않았다.

스피커는 맨 아래 단에 놓여 돌에 기대어 있었다. 스피커의 진동판에 갈라진 틈이 한 줄 있었다. 가장자리에는 아직 먼지가 묻지 않았다. 손잡이에는 베이지색 테이프가 한 묶음 감겨 있었다. 세 바퀴였고, 바퀴마다 앞 바퀴의 절반을 눌렀다. 그 테이프에는 붉은색이 없었다.

문 안에서 손 하나가 뻗어 나와 셔터를 조금 더 끌어내렸다. 아래팔에 아주 오래된 흰 화상 자국이 한 줄 있었다. 이미 평평해져 있었다. 손이 들어갔다. 문틈에는 흰 빛 한 줄기만 남았다.

그제야 그녀는 눈을 들었다.

쇠난간의 테이프에는 감기지 않은 곳이 하나 있었다. 틈이 하나 남아 있었다. 사람 하나가 몸을 옆으로 돌려 지나가기에 딱 맞았다.

그녀는 그 틈으로 넘어갔다. 왼발의 토슈즈가 먼저 들어갔다. 소리가 없었다. 오른발의 낡은 운동화가 나중에 들어갔다. 테이프 가장자리를 스치며 둔한 소리를 한 번 냈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신발코를 한 번 보았다. 왼발의 신발코에 붉은 것이 조금 묻어 있었다. 테이프의 가루였다. 가루는 아주 고와서 불어도 떨어지지 않았다. 저절로 떨어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뒤를 한 번 돌아보았다. 그 무용수는 아직 맨 아래 세 단 위에 서 있었다. 왼발의 테이프는 한 바퀴도 움직이지 않았다. 여전히 다섯 바퀴로 발목에 감겨 있었다. 그녀의 오른발은 풀려나 있었다. 발가락이 한 번 움직였다가 다시 멈췄다. 그녀 뒤의 그 틈은 이미 다른 테이프 한 줄로 메워져 있었다. 그 테이프 너머로 바깥의 것들이 다 잘 보였다. 다만 하나하나의 가장자리에 붉은 것이 조금씩 묻어 있었다. 회색 외투의 사람, 돌계단의 비둘기, 카페 문틈의 그 흰 빛 한 줄기. 빛이 종이컵의 김 위에 떨어져, 아주 가는 흰 줄 하나를 비추어 냈다.

쇠난간 안쪽의 공기는 바꿔치기된 것 같았다.

바깥의 안개는 축축해서 얼굴에 달라붙었다. 이곳의 공기는 말라 있어서 달라붙지 않았다. 들이마시면 아주 서늘했다. 강물의 비린내도 없었고, 테이프의 냄새도 없었다. 그녀의 신발 밑창이 내려앉았다. 소리가 아주 말랐다. 조금도 바깥으로 퍼지지 않았다.

돌계단이 뒤집혀 쪽매붙임 돌바닥이 되었다. 한 장 한 장, 무늬가 대칭이었고, 장마다 가장자리가 둥글게 닳아 있었다. 쪽매에는 흰 것도 있었고, 아주 짙은 회색도 있었다. 짙은 회색의 그 몇 장은 차가웠다. 이음매에는 얇은 먼지가 한 겹 있었다. 신발 밑창으로 한 번 쓸자 없어졌다. 돌계단이 없어졌다. 그녀는 더는 단을 셀 필요가 없었다. 전시장이 그녀의 사방에서 자라 나왔다. 벽은 희었고, 위로 흰빛 속에 잠겨 꼭대기가 보이지 않았다. 천장에 등이 한 줄 있었다. 갓은 희었고, 테두리만 한 바퀴 드러나 있었다. 벽 밑의 등이 하나씩 켜졌다. 좁은 빛이 갓 속에서 떨어져 내려와, 전시품만 비추고 사람은 비추지 않았다. 등은 소리가 없었다.

아홉 번째 등은 빈 진열장 하나를 비추고 있었다. 진열장 안에는 흰 천이 깔려 있었다. 천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왼쪽으로 세 걸음 옮겼다. 등은 그녀를 따라오지 않았다. 그녀를 비추는 그 한 등은 꺼져 있었다.

그녀는 자기 발에서부터 전시장 한가운데까지 세었다. 그 사이에 쪽매붙임 돌판이 열네 장 있었다. 쪽매의 무늬는 십자 하나였다. 십자의 중심은 장마다 정가운데에 있었고, 장마다 중심에 짙은 색의 작은 점이 하나 있었다. 세 번째 장의 중심은 점이 오목했고, 그 안에 먼지 한 톨이 있었다.

그녀는 전시장 안의 것들을 세었다. 조각상 하나. 빈 액자 열한 개, 너비는 세 가지. 관람석 여섯 줄, 줄마다 열두 개. 진열장 세 개, 하나는 비어 있었다. 등 서른두 개, 켜진 것은 스무 개. 바닥의 라벨 여섯 개, 모두 빈칸이었다. 출구 하나. 그녀가 들어온 그 틈이었다. 틈은 이미 메워져 있었다.

붉은 테이프에 묶인 조각상이 대좌 위에 내려앉아 있었다. 몸에 두른 천은 빛을 받아 주름이 드러났다. 테이프가 지나간 주름은 눌려 펴져 흰 자국만 남았다. 좁은 빛이 그 얼굴 위에 한 번 머물렀다. 아주 짧게 머물렀다가 비켜나, 대좌의 글자를 비추러 갔다. 글자는 새긴 것이었다. 새긴 자국 안에 먼지가 있었다. 빛이 비쳐 들자 먼지가 한 줄로 빛났다. 조각상의 얼굴은 문을 향했다. 문은 닫혀 있었다.

빈 액자들이 벽에 걸렸다. 액자 안은 여전히 희었다. 액자 테두리의 붉은 테이프가 빛을 되비쳤다. 위쪽 테두리에서 아래쪽 테두리까지 감겨 있었다. 그중 한 액자의 테두리에는 작은 구멍이 넷 있었다. 걸이 못이 남긴 것이었다. 네 구멍은 모두 같은 높이에 있었다.

관람석의 의자들은 아주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모두 비어 있었다. 의자 다리는 쇠였고, 쪽매붙임 돌판 위에 놓여도 소리가 없었다. 의자마다 등받이에 붉은 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감긴 높이가 같았다. 모두 어깨 높이였다.

벽에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글자는 차가운 금빛이었다. 글자 크기가 같았고, 줄 간격이 같았다. 맨 윗줄의 글자는 다른 것보다 한 단계 옅었다. 그녀는 그것이 누구의 이름인지 똑똑히 보지 못했다. 그녀는 한 면을 세었다. 열여덟 개. 나머지 세 면은 더 세지 않았다.

전시장의 문은 두 짝이었다. 둘 다 쇠였고, 둘 다 손잡이가 없었다. 문의 유리는 희었고,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전시장 한가운데에 기둥이 넷 있었다. 희었고, 글자가 없었다. 벽 밑에는 흰 걸레받이가 한 줄 둘려 있었다. 마디마다 이음매가 맞춰져 있었다. 한 마디도 어긋나지 않았다.

전시장 깊은 곳에서 찬란한 원사가 등장의 자세로 멈춰 있었다. 그는 턱을 들고 있었다. 먼지마저 멈춰 있었다.

그의 가발은 뼈처럼 흰색이었다. 왼쪽에 여섯 가닥, 오른쪽에 여섯 가닥이 말려 있었다. 가닥마다 새빨간 관료의 테이프가 빈틈없이 감겨 귀 뒤까지 이어졌고, 감긴 바퀴 수가 같았다. 그의 얼굴은 가발의 그림자 속에서 흰 덩어리 하나였다. 그 흰 것 위에 무엇이 있는지 그녀는 똑똑히 보지 못했다. 몸은 석재를 맞춰 만든 것이었다. 석재 틈새로 차가운 금빛 잎이 드러나 있었다. 몸에는 금이 몇 줄 가 있었다. 멀리서 보면 가는 흰 선이었다. 커지지도 않았고, 아물지도 않았다. 그의 오른손은 가슴 앞까지 들려 있었다. 손가락은 모여 있었고, 손끝은 위를 향했고, 손목은 곧았다. 왼손은 홀을 쥐고 있었고, 홀의 대는 왼쪽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그의 몸은 아주 곧았다. 굽은 데가 한 군데도 없었다. 그의 신발은 석재였고, 신발코는 네모났다.

홀의 꼭대기는 반쯤 펼쳐진 책 한 권이었다. 책도 차가운 금빛 잎으로 만들어졌다. 반쯤 펼쳐진 채, 다시는 닫히지 않았다. 잎마다 작은 번호가 하나씩 있었다. 책장 가장자리의 한 잎에만 번호가 없었다. 그는 서 있었다. 가슴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두 발은 붙어 있었다. 발끝이 앞을 향했다. 1도도 비틀어지지 않았다.

좁은 빛은 그를 비추지 않았다. 그는 어두운 쪽에 서 있었다. 전시장 한가운데에서 두 걸음 떨어져 있을 뿐이었다.

그가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석재에 싸인 신발 뒤꿈치가 쪽매붙임 돌판을 찍었다. 돌가루가 한 바퀴 떨어졌다. 돌가루는 굴러 나가 한가운데 그 돌판의 가장자리에서 멈췄다. 돌가루는 차가웠다. 그녀는 줍지 않았다.

그의 걸음은 아주 가지런했다. 걸음마다 길이가 같았다. 그녀가 두 번째 걸음까지 세었을 때, 그는 이미 전시장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그녀의 호흡이 세고 있었다. 들이쉬기 세 박, 내쉬기 다섯 박.

홀이 가볍게 한 번 바닥을 찍었다. 통제의 물결무늬가 밀려 나갔다. 지나가는 곳마다 전시품 하나하나가 다시 한 겹 단단히 묶였다. 쪽매붙임 돌판의 이음매가 한 줄 한 줄 한 번 빛났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물결무늬가 지나간 자리에는 공기 중에 아주 얇은 먼지가 한 겹 떠올랐다. 먼지는 내려앉아 돌판 위에 머물렀다. 조각상의 붉은 테이프가 조여들며 똑같은 소리를 냈다. 빈 액자들의 테두리도 조여들었다. 하나씩 차례로, 같은 음높이로. 관람석 의자 등받이에서 붉은 테이프가 한 겹 더 감겨 조였다. 의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물결무늬가 그녀의 발 앞까지 밀려왔다.

물결무늬가 그녀의 토슈즈에 닿았다. 새틴에는 주름이 지지 않았다. 오른발의 운동화에 닿자, 신발 옆면의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먼저 한 번 빛났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그녀의 종아리 안쪽의 빛 무늬도 한 번 빛났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그녀의 왼쪽 손목의 납작한 고리가 절반쯤 펼쳐졌다. 진주빛 흰 비늘이 물결무늬에 닿아, 한 장 한 장 뒤로 뒤집혔다. 세 번째 장까지 뒤집히고 멈췄다. 납작한 고리의 가장자리가 카디건 소맷부리에 닿아, 한 번만 소리를 냈다.

그녀의 깃털 조각 가운데 물결무늬에 닿은 한 장이 아래로 조금 눌렸다가 다시 섰다.

그녀의 무게중심이 뒤로 조금 눌렸다. 발은 옮기지 않았다. 빳빳한 깃 아래의 어깨선이 버텼다.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녀는 아주 긴 숨을 내쉬었다. 갈비뼈가 하나씩 내려앉을 만큼 길었다. 무게중심이 따라 내려와 오른발에 떨어졌다. 오른발의 그 낡은 신발이 먼저 단단히 디뎠고, 그다음에야 왼발의 토슈즈가 자리를 잡았다.

물결무늬가 물러갔다. 쪽매붙임 돌판의 이음매가 한 줄 한 줄 어두워졌다. 마지막 한 줄은 그녀의 발에 붙은 그 줄이었다.

그녀가 똑바로 섰다. 그녀는 말할 때 턱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글자마다 잇소리가 아주 깨끗했다.

“또 춤을 금지하는 건물.”

그의 목소리에는 메아리가 없었다. 글자마다 떨어져야 할 자리에 떨어졌다. 그녀의 귀에 바짝 붙어 말을 마치고 나면, 그것으로 없어졌다.

“문화는, 우리가 정의한다.”

그녀는 받지 않았다. 벽의 이름들을 한 번 보고, 다시 그의 가발을 한 번 보았다. 먼저 왼쪽의 여섯 가닥을 세고, 그다음 오른쪽의 여섯 가닥을 셌다.

그녀의 연습용 카디건은 왼쪽 소맷부리가 한 토막 짧았다. 그녀가 직접 자른 것이었다. 잘라 낸 그 한 토막은 극장 입구의 계단에 남겨 두었다. 그녀는 가지러 돌아가지 않았다.

원사가 다시 앞으로 걸었다. 그는 한 걸음에 한 장씩 밟았다. 걸음마다 십자의 중심에 떨어졌다. 돌판 아홉 장을 지나왔다. 이번에는 돌가루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다섯 번째 돌판의 정가운데에 멈췄다. 신발 뒤꿈치는 앞의 모든 걸음과 털끝만큼도 다르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몸 옆에서 펼쳐졌다. 다섯 손가락을 펴고, 손끝을 조금 늘어뜨렸다. 이 손은 그녀가 열 살 때 배운 것이었다. 엄지와 검지 사이 굳은살에 난 상처는 이미 딱지가 앉았다. 딱지 가장자리가 들려 있었다. 그녀는 건드리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박자를 셌다. 하나, 둘, 셋. 그녀의 손가락이 허벅지 바깥쪽을 가볍게 세 번 두드렸다. 셋째 박에 왼발이 어디에 떨어져야 하는지, 그녀는 이미 계산해 두었다.

그녀의 오른발은 아주 조금 일렀다. 그것은 그녀의 것이었다. 왼발은 반 박 늦었다. 그것도 그녀의 것이었다. 두 신발이 차이 나는 이 반 박은 그녀가 스스로 남겨 둔 것이었다.

그녀의 왼발 토슈즈는 리본이 엇갈려 종아리까지 감겨 있었다. 매듭은 그녀가 직접 묶은 것이었다. 매듭의 모양은 납작했다. 리본의 가장자리는 이미 보풀이 일어 있었다. 그녀는 자르지 않았다.

원사의 시선은 그녀에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보는 것은 벽의 그 빈 액자 한 줄이었다.

“취향은, 우리가 판정한다.”

그녀도 그 빈 액자들을 한 번 보았다. 액자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액자 뒤의 벽은 희었다. 벽에는 못 자국이 없었다. 액자 테두리의 작은 구멍 넷은 하나하나 같은 높이에 있었다. 액자 테두리는 얇아서, 손톱으로 흰 페인트를 조금 긁어낼 수 있었다. 그녀는 긁지 않았다. 액자의 걸이 못은 쇠였다. 못대가리에 가로 홈이 한 줄 있었다. 못대가리마다 있었다.

그녀는 액자의 너비를 세었다. 가장 좁은 것은 꼭 그녀의 손바닥 너비였다. 가장 넓은 그 하나는 그녀가 펼친 두 손보다 한 토막 더 넓었다. 액자와 액자 사이의 거리는 이웃한 두 개마다 모두 같았다.

그녀는 왼발을 한 치 뒤로 거두었다. 뒤꿈치를 들었다가 다시 내려, 쪽매붙임 돌판의 같은 점에 떨어뜨렸다.

원사가 홀을 들어 올렸다. 홀 끝이 그녀의 오른발을 가리켰다. 그는 더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가리켰다.

그녀의 오른발은 그 낡은 운동화였다. 신발코의 구멍은 아직 있었고, 그 회백색 종이 귀퉁이가 밖으로 드러나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이 신발, 난 안 바꿔.”

그녀는 아주 평평하게 말했다. 잇소리가 아주 깨끗했다. 길게 끄는 글자가 하나도 없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말은 거기 멈춰 있었다. 원사는 이 말을 받지 않았다. 홀이 공중에 멈췄다. 그 멈춤은 아주 짧았다. 자음 하나의 길이만큼만 짧았다. 그러고 나서 홀 끝이 오른발 쪽에서 천천히 옮겨 와, 그녀의 왼발 토슈즈 앞으로 와서 쪽매붙임 돌판을 눌렀다.

그는 홀 끝을 오른발 쪽으로 그어 갔다. 선을 그을 때 그의 눈은 앞쪽의 벽을 보고 있었다. 돌판에 얕은 홈이 한 줄 남았다. 홈의 깊이는 손톱 하나만큼이었다. 가장자리가 아주 가지런했다. 새겼다가 다시 밟아 다진 것 같았다. 홈 안에 곧 흰 먼지가 한 겹 쌓였다.

그녀의 오른발이 앞으로 1밀리미터 옮겨졌다. 이 1밀리미터는 일렀다.

그녀는 그 선을 밟고 넘어가지 않았다. 왼발의 토슈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오른손은 몸 옆에서 다섯 손가락을 펼쳤다가 다시 거두었다. 손끝이 허벅지 바깥쪽에 닿았다. 누르지는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그 선을 보지 않았다. 그녀가 보는 것은 그의 손이었다. 홀을 쥔 그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선은 오른발의 신발 옆면 바깥에서 멈췄다. 두 신발은 한 켤레가 아니었다. 선은 바로 그 가운데에 그어져 있었다. 선 가에 돌가루가 아주 작은 비탈로 쌓였다. 비탈의 한쪽은 말라 있었다.

홀 끝이 거두어질 때, 홈 가의 흰 먼지가 조금 떨어졌다. 그녀의 오른쪽 신발코 위에 떨어져, 그 구멍의 가장자리에 머물렀다. 그 종이 귀퉁이가 흰 먼지에 딸려 구멍에서 미끄러져 나가, 돌판의 틈으로 떨어졌다. 그의 신발 뒤꿈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돌가루도 떨어지지 않았다.

선의 길이는 22센티미터였다. 왼발의 토슈즈와 거의 같은 길이였다. 그녀는 눈으로 재어 보았다. 한 뼘 반이었다. 한 뼘 반은 그녀가 오른손을 펼쳤을 때 엄지 끝에서 가운뎃손가락 끝까지에 손가락 절반을 더한 것이었다.

그는 홀을 몸 옆으로 거두었다. 홀은 왼손 쪽에 세워졌다. 홀 끝은 땅에서 한 치 떠 있었다. 책장 가장자리의 번호 없는 그 잎이 그녀를 정면으로 향했다. 그녀의 왼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오른발의 신발 끈은 아직 발목 위에 감겨 있었다. 풀리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처음으로 그 선에서 들려,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다.

“넌 자격이 없어.”

그는 아주 평평하게 읽었다. 자음 하나하나를 다 물었다. 심사 의견을 읽듯이, 판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