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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 넌 자격이 없어

제22장한 번도 뽑히지 못한 한 장

从没被选上的那一份

중국어 원문을 옮긴 번역입니다.

제22장 한 번도 뽑히지 못한 한 장

종이 한 묶음이 펼쳐져 있었다. 모서리는 만지작거린 탓에 보풀이 일었고, 가운데의 그 접힌 자리는 거의 끊어질 참이었다.

종이는 손으로 베껴 쓴 것이었다. 한 쪽마다 사람 하나의 옆모습이 있었다. 선은 가늘었고, 정수리에서 발목까지 그려져 있었다. 어깨, 팔꿈치, 무릎, 손목에 작은 숫자가 하나씩 적혀 있었다. 단위는 밀리미터였다. 셋째 쪽은 옆으로 선 사람이었다. 왼손으로 오른쪽 팔꿈치를 감싸고 있었다. 넷째 쪽은 뒷모습이었다. 척추 한 줄뿐이었고, 숫자가 위에서 아래로 하나씩 커졌다. 일곱째 쪽의 무릎 숫자는 한 번 고쳐져 있었다. 고친 자리는 종이가 한 겹 얇아져서, 빛에 비추면 밑의 글자가 보였다. 첫째 쪽 오른쪽 위에 묶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두 글자였다. 글씨는 누군가 손톱으로 절반을 긁어 냈고, 긁어 낸 자리는 다른 곳보다 희었다. 마지막 쪽은 비어 있었다. 선 하나만 그어져 있었다. 종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였고, 선 위에는 숫자가 없었다.

묶음 바깥에는 원래 고무줄이 하나 감겨 있었다. 고무줄은 이미 굳어 있었고, 한쪽이 끊어져 끊긴 자리가 위를 향했다. 고무줄 옆에는 줄자가 하나 끼워져 있었다. 플라스틱이었고, 눈금은 닳아서 읽을 수 없었다. 영점 쪽 끝이 한 토막 잘려 있었다. 자른 자리는 가지런했다.

이 묶음은 나중에야 보관소에 들어왔다. 들어올 때는 크라프트지 한 장에 싸여 있었다.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반려, 보관. 종이의 가장자리는 찢긴 적이 있었고, 찢긴 자리는 안쪽을 향했다.

종이 한 귀퉁이에 지문이 하나 있었다. 지문은 작았고, 손가락 끝의 결은 이미 눌려 평평해져 있었다.

문 위에 높은 창이 하나 있었다. 창밖, 북쪽에서 서쪽으로 치우친 하늘에는 그 둥글고 밝은 면이 절반을 넘겨 있었다. 옅은 자줏빛 테두리였고, 검은 입구가 그 옆에, 그것보다 조금 높이 있었다. 입구 가장자리에는 흰 고리가 한 줄 가늘게 둘려 있었다. 문가에 등이 하나 있었다. 바닥은 비추었지만 책상까지는 닿지 않았다.

서랍은 오늘 아침에 열렸다. 열람 기록은 한 줄뿐이었다. 번호만 있고 이름은 없었다. 서명란은 비어 있었다. 책상의 등은 켜져 있지 않았다. 창의 빛이 책상 위에 떨어져 창틀에 네 조각으로 잘렸다. 조각마다 희었다.

그 접힌 자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번호표가 증언할 수 있었다. 번호표는 잿빛 종이였다. 가장자리에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고, 번호는 217이었다. 번호를 뽑은 시각, 일곱 시 오십이 분. 호출된 시각, 열한 시 사십칠 분. 그사이 네 시간 동안, 표에는 다른 글자가 없었다.

줄 서는 바닥에는 1미터 간격으로 흰 원이 하나씩 붙어 있었다. 원 안에는 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날 그는 그 원들 가운데 하나에 서 있었다. 네 시간을 서 있었다. 앞사람들이 하나씩 앞으로 옮겨 갔고, 그의 발은 자기 원을 떠나지 않았다. 줄 선 사람들이 든 것은 저마다 달랐다. 한 사람은 종이 상자를 안고 있었다. 상자 입구는 끈으로 묶여 있었다. 한 사람은 우산을 들고 있었다. 우산 끝에서 물이 떨어졌다. 한 사람은 소맷부리를 세 번 걷어 올려, 가느다란 손목 한 토막이 드러나 있었다. 맨 앞에 선 사람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다.

원고는 가슴에 받쳐져 있었다. 두 손이 종이의 양 끝을 눌러 외투 위에 붙이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밀려 구겨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접힌 자리는 그렇게 눌려서 생겼다.

나중에 누군가 손바닥으로 그 접힌 자리를 눌러 본 적이 있었다. 펴지지 않았다. 손을 놓자 종이 가장자리가 되튀어 올랐다. 되튀는 그 한 번은 아주 가벼웠고, 한 번, 또 한 번 이어졌다. 누른 그 손의 마디는 살이었다.

반려 통지서는 아직 종이 사이에 끼워져 있었다. 세 장 한 벌 가운데 원본 한 장만 남아 있었다. 양식에는 이렇게 인쇄되어 있었다. 신청인, 원고 제목, 반려 날짜, 담당자, 발급. 신청인 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의상점, 치수 재기. 담당자 칸은 비어 있었다. “근거” 칸은 없었다. 그 칸은 나중에야 더해진 것이어서, 이 장의 양식에는 없었다.

발급 칸에는 붉은 인장이 하나 찍혀 있었다. 네모난 것이었고, 인면에는 글자가 없었다.

따로 전달표가 한 장 있었다. 위에 네모 칸이 세 개 있었다. 첫 번째 창구가 찍은 것은 “2번으로 이송”, 두 번째 창구가 찍은 것은 “3번으로 이송”이었다. 세 번째 칸에는 글자가 없었다. 붉은 인장 하나뿐이었다.

두 번째 창구의 여자가 표를 받았다. 그녀는 고개를 한 번 들어 맞은편에 선 사람을 한 번 보고, 다시 숙였다. 그녀는 전달표의 오른쪽 아래 귀퉁이를 집어 한 번 접고 나서야 도장을 찍었다. 접은 방향은 바깥쪽에서 안쪽이었다.

시각은 창구마다 하나씩 적혀 있었다. 첫 번째 창구, 열한 시 오십이 분. 두 번째, 열두 시 이십 분. 세 번째, 열두 시 사십일 분.

세 번째 창구는 사람보다 머리 하나가 높았다. 맞은편에 선 사람은 고개를 들어야 했고, 창구 뒤의 사람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창구 뒤의 사람은 종이를 도로 밀어냈다. 고개도 들지 않았다.

왜냐고 물은 그 한마디는 기록에 없다. 기록에는 날짜 하나와 붉은 인장 하나뿐이었다.

그 뒤로 그 양식은 세 번 고쳐졌다. 개정 기록은 맨 마지막 줄에 인쇄되어 있었다. 글씨는 아주 작았다.

판 1: 근거 칸 없음. 판 2: “근거” 칸 추가, 필수 기재, 번호를 명기할 것. 목적: 모든 신청인이 자기가 왜 반려되었는지 알게 함. 판 3: “출처” 칸 추가, 근거에는 출처를 인용할 것.

이 조항은 그가 맡은 뒤에 정한 첫 번째 조항이었다. 메모는 쪽지 한 장에 적혀, 캐비닛 꼭대기의 통계표 밑에 눌려 있었다. 오늘부터 모든 반려에는 근거를 명기할 것. 쪽지의 날짜는 어느 봄날이었다.

근거 칸은 타자기로 친 것이었다. 번호마다 두 번씩 쳐야 했다. 첫 번째로 친 글자는 너무 옅어서 창구가 되돌려 보냈다.

근거에는 번호가 있어야 했고, 번호는 서랍에서 찾아야 했으며, 서랍 속의 종이에는 또 저마다 번호가 하나씩 있었다. 기준이 적힌 그 한 장이 가장 반듯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기준 7의 3. 모든 근거는 본 보관소에 이미 등록된 건이어야 하며, 번호를 명기한다. 제2항: 신발, 의복, 기물이 파손된 것은 통과시키지 않는다. 제5항: 출처가 없는 것은 무효로 판정한다.”

기준 1에서 기준 7까지가 얇은 책자 한 권으로 묶여 있었다. 실은 희었고, 뒤표지에는 글자가 없었다.

근거에 적힌 것은 기준 7의 3이었다. 기준 7의 3이 인용한 것은 “선례 41”이었다. 선례 41에는 옛일 하나가 적혀 있었다. 어떤 건이 출처 없음으로 반려되었다, 근거는 기준 7의 3 제5항. 그것의 출처로는 다른 서랍의 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 서랍을 열면 또 번호가 하나 있었다. 선례 하나하나 밑에 그 뒤의 선례들이 매달려 있었다. 많이 매달릴수록 서랍은 두꺼워졌다. 선례 41 밑에는 스물세 건이 매달려 있었다. 그중 한 건의 번호 옆에 연필로 쓴 물음표가 하나 있었고, 물음표 밑에는 글자가 없었다. 밑에 매달린 것들 가운데 어떤 것은 반려였고 어떤 것은 통과였다. 반려 쪽에 더 많이 매달려 있었다.

신청인 하나가 자기가 왜 반려되었는지 알려면, 먼저 기준 7의 3을 찾고, 다시 선례 41을 찾고, 다시 그 서랍을 찾아야 했다. 찾아낸 사람은 드물었다.

문서고 맨 안쪽 벽에는 계보도가 붙어 있었다. 선은 연필이었고, 선 하나하나의 끝은 다른 서랍의 번호와 이어져 있었다. 세 번째 층을 지나면 선은 더 갈라지지 않았다. 한 줄로만 아래로 내려가, 캐비닛 바닥까지 이어졌다. 그림의 오른쪽 아래는 다 그려지지 않았다.

문서고의 철제 캐비닛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늘어서 있었다. 서랍은 마흔세 개였고, 이름표가 하나씩 이어져 붙어 있었다. 어떤 이름표에는 연도가 적혀 있었고, 어떤 것에는 번호만 적혀 있었다. 연도가 적힌 그 몇 개의 서랍이 가장 두꺼웠다. 캐비닛과 캐비닛 사이에는 사람 하나가 몸을 옆으로 돌려 지나갈 틈만 남아 있었다.

맨 아래 서랍 하나에는 가장 오래된 그 선례가 들어 있었다. 쪽지 한 장이었다. “접수”라고 적혀 있었다. 근거도 없고 번호도 없었으며 서명란은 비어 있었다.

기준 개정 회의의 기록은 한 줄뿐이었다. 안건, 구두 근거를 인정할 것인가. 결론, 인정하지 않는다.

스물네 번째 서랍에는 감사 편지가 한 장 끼워져 있었다. 쓴 사람은 제2항이 자기 원고에 무엇이 모자라는지 밝혀 주었고, 그것을 고쳤더니 두 번째에는 통과했다고 했다. 편지지는 공책에서 뜯어낸 것이었다. 뜯은 자리는 가지런하지 않았다. 편지 뒷면에는 접수 도장이 찍혀 있었다. 붉고 네모난 것이었다.

캐비닛 꼭대기에는 통계표가 한 장 눌려 있었다. 올해 심사 412건, 통과 58건, 반려 354건. 줄을 바꿔, 연쇄 반려 655건. 비고 한 줄의 작은 글씨: 이미 반려된 건을 출처로 삼은 것은 심사를 거치지 않고 함께 반려함.

반려된 것이 심사한 것보다 많았다. 이 줄에는 아무도 동그라미를 치지 않았고, 아무도 밑줄을 긋지 않았다.

문서고 맨 안쪽 서랍에 이름 없는 심사 기록이 한 부 있었다.

신청인 칸은 비어 있었다. 접수한 그날, 창구의 사람은 이름을 묻지 않았고, 번호표에 찍힌 번호는 0이었다. 접수증의 수령인 칸에는 시스템 번호가 찍혀 있었다. 봉투는 희었고, 보낸 사람은 없었으며, 뒷면에는 네모난 인장이 하나 찍혀 있었다. 심사 기간 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0일. 원고 제목 칸에는 묶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두 글자였고, 긁혔지만 아직 알아볼 수 있었다. 심사 근거: 기준 7의 3, 제5항. 결론 칸에는 붉은 인장이 찍혀 있었다. 인면에는 글자가 없었다. 인장 밑에 한 줄이 타자되어 있었다. 출처 없음, 무효로 판정함. 심사인 칸에는 시스템 번호가 찍혀 있었고, 사람 이름은 없었다.

이 양식은 그가 직접 설계한 것이었다. 적는 법은 남들과 같았다. 한 칸 한 칸, 건너뛴 것이 없었다.

같은 서랍에 이의 신청서도 한 장 있었다. 양식에는 세 줄이 있었다. 신청인, 서명. 추천인, 출처를 갖출 것, 서명. 심사.

둘째 줄은 비어 있었다.

양식 밑에는 이렇게 인쇄되어 있었다. 제9조. 신청인은 동시에 추천인이 될 수 없다.

제9조의 빈 여백에 연필 글씨가 한 줄 있었다. 글씨는 아주 작았고, 필압은 아주 가벼웠다. 출처를 갖춘 자, 한 사람.

양식 뒷면에는 절차가 인쇄되어 있었다. 네 단계였다. 첫째 번호 뽑기, 둘째 추천인 서명, 셋째 심사, 넷째 결과. 뒷면에는 명부도 하나 인쇄되어 있었다. 제목은 “출처를 갖춘 자”였다. 명부는 한 줄뿐이었다. 보유자 칸에 찍힌 것은 이름이 아니라 직함이었다. 원사. 그 줄은 지워지지도 않았고 고쳐지지도 않았다.

이의 신청 창구 앞의 바닥 타일은 한 겹이 닳아서 다른 곳보다 색이 옅었다. 옅은 자리는 두 군데였다. 하나는 앞에, 하나는 뒤에 있었고, 앞의 것이 뒤의 것보다 옅었다. 가장자리는 가지런했다. 그것을 닳게 한 그 발은 자리를 옮긴 적이 없었다. 창구의 번호표 기계는 켜져 있었고, 번호는 나오지 않았다.

그가 이의를 신청하러 간 그날, 창구는 다른 조로 바뀌어 있었다. 새로 온 사람은 명부를 한 번 보고, 말없이 양식을 도로 밀어 보냈다. 되돌아온 그 한 장은 앞면이 위를 향해 있었고, 제9조가 그를 향해 있었다.

이의 신청 창구의 등기부에는 신청인 칸에 이름 전체가 서명되어 있었다. 마지막 획은 길게 끌려 있었고, 끝맺은 자리에는 자국이 하나 눌려 있었다.

심사 칸에는 붉은 인장이 찍혀 있었다. 접수하지 않음.

같은 서랍의 맨 밑에 광장 공연 신청서의 부본이 한 부 눌려 있었다.

돌계단 광장, 매주 토요일 밤, 사십 분, 계단 위에서 춤. 첫째 쪽은 이름, 둘째 쪽은 시간이었다. 셋째 쪽에는 작은 글씨가 한 줄 있었다. 공연용 신발, 사진 첨부, 규격 대조. 넷째 쪽은 규정이었다. 제1조는 음량이었다. 여섯 번째 눈금을 넘지 말 것. 제2조, 울타리를 치지 말 것. 제3조, 계단의 양 끝을 차지하지 말 것.

사진은 셋째 쪽 오른쪽 아래에 붙어 있었다. 검은 스트리트 댄스화 한 켤레였다. 돌계단 한 단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었다. 오른발의 앞코가 닳아 구멍이 하나 나 있었다. 구멍은 검었고, 가장자리에는 흰 실이 뒤집혀 나와 있었다. 사진의 비율로 치면 구멍의 지름은 7밀리미터쯤이었다. 사진의 배경은 돌계단이었다. 맨 아래 단의 모서리는 시멘트로 때워져 있었고, 색이 돌보다 옅었다.

사진 위에 연필로 그린 동그라미가 하나 있었다. 구멍에 둘러져 있었다. 동그라미는 두 획으로 그려졌고, 둘째 획이 첫째 획의 시작점 위에 겹쳐져 있었다.

부본의 앞면, 근거 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내부 기록 참조. 원본 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발송함. 회신 칸은 비어 있었다. 반려 날짜 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7월. 양식 한가운데에 칸이 하나 있었다. 심사 기간, 61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부본은 잿빛 봉투 하나에 끼워져 있었다. 봉투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돌계단 광장, 신청인 귀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다.

부본의 뒷면은 내부 기록이었다. 기준 7의 3, 제2항, 신발 파손, 통과시키지 않음.

발급 칸의 붉은 인장은 네모났고, 인면에는 글자가 없었다. 규격 대조 칸의 빈자리에 연필로 쓴 작은 글씨가 한 줄 있었다. 앞코. 글씨는 아주 작았고, 문장 부호는 없었다.

같은 서랍에 부본이 열한 부 더 있었다. 근거 칸에는 모두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내부 기록 참조. 그중 한 부의 사진은 새 신발 한 켤레였다. 신발 끈 위에 연필 동그라미가 하나 있었고, 둘러진 것은 끈의 매듭이었다.

같은 해의 반려 명단에는 줄마다 뒤에 연필로 그은 작은 체크 표시가 하나씩 있었다. 체크 표시는 나중에 더해진 것이었다. 필적이 이름보다 한 겹 옅었다. 명단의 이 줄에는 이름이 아주 단정하게 적혀 있었다. 이 줄에도 체크 표시가 있었다.

문서고의 세 번째 캐비닛에는 그 인장의 인판이 들어 있었다. 네모난 구리 한 덩이였다. 인면이 위를 향해 있었고, 그 위에는 아무 글자도 없었다. 캐비닛 문에는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빌릴 때는 출처를 적을 것.

붉은 테이프 전시실에서는 테이프가 한 바퀴씩 겹쳐 눌려 있었다. 테이프 위에는 아주 작은 번호가 한 줄로 인쇄되어 있었다. 한 치마다 한 번씩 되풀이되었다. 번호 사이에, 몇 개 걸러 하나씩 네모난 인장이 있었다. 인장 안에는 글자가 없었다. 부본에 찍힌 것과 같은 판이었다.

철문 두 짝에는 둘 다 손잡이가 없었다. 문틈 밑에 돌가루가 한 줄 있었고, 모자이크 석판 위의 그 한 줄과 이어져 있었다.

바닥에는 이름표가 여섯 개 있었다. 받침대 앞에 놓여 있었고, 모두 비어 있었다. 벽에는 진열 규정이 붙어 있었다. 테이프에 절반이 눌려 있었고, 드러난 한 줄은 이것이었다. ……한 건은, 이름표를 비워 둔다.

받침대 위의 글자는 테이프에 절반이 눌려 있었다. 드러난 것은 마지막 두 글자뿐이었다. 출처.

벽의 이름들은 차가운 금빛이었다. 한 면에 열여덟 개였다. 이름마다 밑에 작은 번호가 한 줄 있었고, 문서고 서랍의 번호와 적는 법이 같았다.

빈 액자의 뒷면에는 번호표가 걸려 있었다. 액자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번호표의 뒷면에는 보관 위치가 적혀 있었다. 5번 캐비닛, 19번 칸.

관람석은 여섯 줄, 줄마다 열두 개였다. 의자 등받이에는 붉은 테이프가 어깨 높이에 감겨 있었다. 하나도 어긋나지 않았다. 셋째 줄 일곱 번째 의자의 앉는 자리에 흰 가루가 조금 떨어져 있었다. 문틈의 돌가루와 같은 색이었다.

전시실의 등은 서른두 개였고, 켜진 것은 스무 개였다. 아홉 번째 등이 빈 진열장 하나를 비추고 있었다. 진열장 안의 흰 천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바닥 밑에는 아주 굵은 강철 들보가 있었다. 2미터마다 하나씩이었다. 들보 위의 리벳은 한 줄로 늘어서 있었고, 하나도 빠지지 않았다.

전시실 한가운데의 모자이크 석판 위에는 돌가루가 가운데까지 줄지어 있었다. 알갱이 사이의 간격은 같았고, 한가운데 석판의 가장자리에서 멈춰 있었다. 돌가루의 경로는 그 빈 진열장 앞을 지났고, 꺾이지 않았다. 아무도 쓸지 않았다.

그해의 3번 창구, 그 위에는 반려 통지서가 한 무더기 눌려 있었다. 네모난 돌 문진이 맨 위에 놓여 있었다. 돌은 아주 평평하게 갈려 있었다.

인주함은 뚜껑이 열려 있었다. 인주에는 껍질이 한 겹 앉았고, 껍질의 가장자리는 들려 있었다. 인주함의 뚜껑은 구리였다. 닫을 때 소리가 나지 않았고, 그는 매번 열어 두었다.

그는 오른손으로 종이를 밀었다. 한 부 한 부, 창구 너머로, 맞은편 사람의 손 옆까지 밀었다. 밀 때 종이 가장자리가 책상 면을 스쳤다. 소리는 한 번뿐이었다. 그의 시선은 종이의 오른쪽 위에 떨어져 있었다. 거기가 발급 칸의 자리였다.

묻는 사람은 창구 저쪽에 서 있었다. 물으러 온 사람은 대개 고개를 들고 있었다. 창구가 높아서 그들의 얼굴은 책상 면 위로 턱만 드러났다. 그가 한 장을 밀어 보내면, 그 사람이 받아 들고 물러갔다. 다음 사람이 올라섰다. 누가 와서 묻든, 한 장을 밀어 보냈다.

창구의 오른쪽에는 스테이플러가 하나 놓여 있었다. 입구가 그를 향했고, 침 통은 가득 차 있었다. 매일 그보다 먼저 오는 사람은 옆 2번 창구에서 서류 정리를 맡은 그 여자였다. 그녀가 스테이플러를 거기에 놓았다. 놓은 자리는 그의 오른손이 뻗으면 바로 닿는 곳이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누가 놓았는지 보지 않았다. 옆 창구의 책상 위에는 연필 한 자루만 놓여 있었다. 연필심이 이쪽을 향했다.

첫 번째 창구는 사람이 세 번 바뀌었다. 두 번째 창구는 줄곧 그녀였다.

그의 의자는 회전의자였다. 앉으면 반 바퀴 돌았다. 그는 매번 도로 돌려서 창구를 똑바로 마주 보는 자리에 멈췄다. 책상 밑에 나무 발판이 하나 있었다. 밟는 자리에 얕은 홈이 두 개 닳아 있었다. 하나는 높고 하나는 낮았다.

그날, 그는 열일곱 부를 되돌려 보냈다. 열일곱 부는 이런 것이었다. 악보 다섯 부, 도면 두 부, 도보 한 묶음, 시 원고 두 묶음, 신청서 네 부, 장부 한 권, 나무 상자 하나, 뜯지 않은 천 한 꾸러미. 부마다 밀어 보내기 전에 발급 칸에 두 글자를 적었다. 둘째 글자는 아주 작게 썼고, 마지막 획은 짧게 거두어 밖으로 끌지 않았다. 붉은 인장은 글자 밑에 찍었다. 네모난 것이었다. 정오에 그는 다 민 종이를 두께 순으로 가지런히 추렸다. 두꺼운 것을 밑에 깔고, 발급 칸이 위를 향하게 했다. 빵을 먹을 때 빵 부스러기가 부본 위에 떨어졌다. 그는 엄지로 한 알씩 책상 가장자리로 밀어냈다.

부본은 옆 창구로 보냈다. 그 여자가 받아 들고, 고개를 한 번 들어 스테이플러의 자리를 한 번 보고, 다시 숙였다. 그녀는 부마다 오른쪽 아래 귀퉁이를 집어 한 번 접고 나서야 서랍에 넣었다. 접은 방향은 바깥쪽에서 안쪽이었다.

열한 번째 부는 밀어 보내지지 않았다. 그 묶음은 다른 것보다 두꺼워서 눌러도 평평해지지 않았고, 창구에 걸려 미끄러지려 하지 않았다. 그 사람은 두 손으로 그것을 받아 들어 가슴에 받치고 떠났다. 창구 이쪽에서 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오후에 두 사람이 더 와서 같은 일을 물었다. 두 사람은 같은 자리에 섰고, 받아 간 것은 같은 종류의 종이였다.

줄은 아직 문밖에 서 있었다. 세 번째 창구의 줄은 문가에서 창구 두 개를 돌아 계단 어귀까지 이어져 있었다. 바닥에는 1미터마다 흰 원이 하나씩 붙어 있었다. 줄이 꺾이는 자리에서 한 사람이 쪼그려 앉아 신발 끈을 맸다. 단단히 매고 일어섰고, 줄은 멈추지 않았다. 호출 기계가 한 번 울릴 때마다 화면에 숫자가 하나 떠올랐다. 떠오르는 간격은 똑같이 길었다. 호출된 사람이 올라와 멈춰 서서 종이를 건넸다.

그는 규정대로 일했다. 어느 조항에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 그는 볼 필요가 없었다. 손이 이미 알고 있었다.

퇴근 전에 그 여자가 부본의 가장자리를 맞춰 서랍에 도로 넣고 서랍을 밀어 닫았다. 서랍은 소리가 나지 않았다.

등기부에는 그날 열일곱 줄이 있었다. 줄마다 마지막 칸에는 그 두 글자 가운데 둘째 글자만 적혀 있었다.

그 직원은 그날 종이 열일곱 부를 되돌려 보냈고, 그중 어느 한 부도 기억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