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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부 · 자유의 가격표

제25장다음 달에

下个月再说

중국어 원문을 옮긴 번역입니다.

제25장 다음 달에

아침에 그는 먼저 오른쪽 다리를 끼웠다. 그 육각 렌치로 접합부의 나사를 반 바퀴 조였다.

접합부에는 구멍이 한 바퀴로 여섯 개 있었다. 나사는 다섯 개만 박혀 있었고, 여섯 번째 구멍은 비어 있었다. 비어 있는 그 구멍에는 원래 한 번 갈아 끼운 나사가 박혀 있었다. M6였다. 다른 다섯 개보다 조금 짧았고, 나사산도 굵었다. 지난달 그는 그것을 풀어 냈다. 다섯 개면 충분했다. 매주 월요일 그는 한 번씩 조였다. 반 바퀴, 더는 아니었다. 렌치는 남에게서 받은 것이었다. 검은 자루였고, 자루에 절연 테이프가 한 토막 감겨 있었다. 쥐면 꼭 맞았다.

다리를 끼우기 전에 절단부는 이미 닦아 두었다. 미지근한 물, 수건. 한 번 한 번 눌러서 말렸다. 문지르지 않았다. 절단부의 살갗은 얇아서, 문지르면 일어났다. 일어나면 라이너가 평평하게 붙지 않았다. 이것은 병원에서 배운 것이었다. 간호사가 그의 손을 잡고 누르는 법을 가르쳤다. 닦는 법은 가르치지 않았다.

양말은 세 겹이었다. 가장 안쪽 한 겹은 얇아서 절단부에 붙었다. 가운데 한 겹은 두꺼워서 날이 추울 때 받쳤다. 가장 바깥 그 한 겹은 매일 아침 새것으로 갈았다. 양말은 세 무더기로 개어 침대 발치의 작은 바구니에 놓여 있었다. 그는 한 겹 한 겹 신었다. 한 겹 신을 때마다 먼저 손으로 주름을 쓸어 폈다.

다 끼우고 나서 그는 디뎌 보았다. 접합부가 한 번 울리는 것을 듣고, 그다음 똑바로 섰다. 한동안 서서 그것이 적응하기를 기다렸다. 똑바로 선 다음 그는 이부자리를 네모나게 갰다. 베개는 네모의 정가운데에 놓았다. 침대 옆 접이식 탁자에는 물컵, 테이프, 가위가 모두 탁자 가장자리에 맞춰 놓여 있었다. 이 버릇은 부대의 창고에서 배운 것이었다. 물건은 제자리에 놓을 때, 옆의 물건과 줄을 맞춰야 한다.

그는 그 창고에서 6년을 있었다. 매달 말 재고를 조사했다. 선반 한 줄 한 줄씩 셌고, 다 세면 위에 보고했다. 보고하는 숫자는 장부의 숫자와 맞아야 했다. 맞지 않으면 다시 한 번 셌다. 그는 느리게 셌지만 틀리게 세는 일은 드물었다. 전역하던 날 그는 종이봉투 하나를 받았다. 봉투 안에는 증명서들과 개어 놓은 낡은 제복 한 벌, 그리고 서류 한 장이 있었다. 서류에는 서명해야 할 칸이 하나 있었다. 그는 서명했다.

그는 물을 한 주전자 끓여 차를 한 잔 우렸다. 티백은 세 번 우리고 나서야 옅어졌다. 티백의 실 끝이 컵 밖에 걸려 있었다. 그는 그것을 접어 넣어 덮었다. 빵은 어제 산 것이었다. 두 쪽을 잘라 잼을 조금 발라 끼우고, 선 채로 다 먹었다. 손가락에 설탕이 조금 묻었다. 그는 휴지로 닦아 냈다. 창밖, 건물 맞은편의 창들이 하나씩 밝아졌다. 머리맡 탁자에 자명종이 하나 있었다. 태엽은 감겨 있지 않았고, 바늘은 한 숫자에 멈춰 있었다. 그는 그것을 건드리지 않았다. 휴대전화는 벽에 꽂혀 충전 중이었다. 화면은 검었다.

셋방은 5층에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없었다. 방 한 칸 반이었고, 창은 뒷골목을 향했다. 뒷골목의 벽에는 누군가 분필로 글자를 쓴 적이 있었다. 지워졌고, 가루가 조금 남아 있었다. 계단은 한 층에 열두 단, 모두 마흔여덟 단이었다. 그는 세어 보았다. 매일 오르내릴 때마다 셌다. 난방관이 벽 속에서 쾅 한 번 울리고 멎었다가, 다시 쾅 울렸다.

캔버스 숄더백의 어깨끈은 이어 붙여 늘린 것이었다. 이음매는 어깨에 닿는 토막에 있었다. 가로 박음질이 세 줄이었고, 실은 그가 직접 꿰맨 것이었다. 바늘땀이 아주 단단히 당겨져 있었다. 꿰맬 때 그는 두 토막의 끈을 나란히 맞대었다. 바늘귀에 실을 세 번 꿰었고, 세 번째에야 꿰어졌다. 가방 안에는 청구서 종이 몇 장과 열쇠 하나가 있었다. 그는 끈을 어깨뼈 높이에 맞췄다. 그 높이면 어깨를 누르지 않았고, 걸을 때 흔들리지 않았다.

부츠는 침대 옆에 있었다. 왼발 쪽 부츠는 앞코의 접착이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는 다시 붙이고, 붙인 뒤에 낡은 책 한 권으로 눌러 두었다. 하룻밤을 눌렀다. 오늘 아침 책을 치우자 앞코는 평평했다. 붙인 이음매 양쪽이 다 깨끗했다.

오른쪽 귀 뒤에는 노란 나무 연필 한 자루가 끼워져 있었다. 그는 볼펜을 쓰지 않았다. 볼펜은 영수증 뒷면에서 미끄러졌다. 연필대 가운데에 이빨 자국이 한 바퀴 있었다. 셈을 할 때 깨문 것이었다. 여러 번 깨물었다. 깨물 때마다 자국이 앞의 자국 위에 겹쳐 눌렸다.

외투는 짙은 회색이었다. 소맷부리가 닳아 보풀이 일었다. 그는 소맷부리를 한 번 보았다. 고치지 않았다.

나가기 전에 그는 문을 두 번 잠갔다. 두 번째 자물쇠는 세 바퀴를 돌려야 끝까지 갔다. 그는 세 바퀴를 돌리고, 문을 한 번 밀었다. 아주 가볍게 밀었다.

계단을 내려갈 때 그는 난간을 잡았다. 난간은 쇠였고, 페인트가 몇 군데 벗겨져 밑의 회색이 드러나 있었다. 오른쪽 다리가 땅에 닿으면, 먼저 접합부가 울렸고, 그다음에야 신발 밑창이 땅에 닿았다. 그는 한 단 한 단 들으며, 거리에 이를 때까지 들었다.

이날의 일은 이미 순서를 정해 두었다. 재진, 셈, 약 타기. 약 타기는 맨 마지막이었다.

셋방에서 진료소까지는 교차로 열두 개를 지나야 했다. 그는 세어 보았다. 다섯 번째 교차로의 빨간불 하나가 고장 나 있었다. 그 하나가 줄곧 켜져 있었다. 아침에 그는 기다리지 않았다. 차의 간격을 잘 보고 곧장 건넜다.

길가에 식료품점이 하나 있었다. 문 앞에 과일이 두 줄 놓여 있었다. 사과는 빨갛고, 하나에 하나가 붙어서 아주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주인이 안에서 한 여자에게 거스름돈을 주고 있었다. 여자는 잔돈을 한 장 한 장 세다가, 세 번째 장에서 다시 거두어 처음부터 셌다. 주인은 재촉하지 않았다. 그녀가 다 세기를 기다렸다가 다음 장을 건넸다.

가는 길에 구두 수선 노점을 지났다. 노점은 교차로에 있었다. 쇠 탁자 하나, 탁자 위에 낡은 신발 몇 짝이 놓여 있었다. 신발은 모두 낡았고,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 수선공은 아직 오지 않았고, 노점에는 천이 한 장 덮여 있었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열몇 걸음 지나가서 그는 뒤를 한 번 돌아보았다. 천이 바람에 한 귀퉁이 들려 있었다. 밑에는 신발 한 짝이 있었다. 신발 끈은 검었고, 땅에 끌려 있었다.

인도의 벽돌 한 장이 들떠 있었다. 접합부가 그 위를 밟자 한 번 흔들렸다. 그는 멈춰, 그것이 안정되기를 기다렸다가 앞으로 걸었다.

세탁소 문이 열려 있었다. 안에서 기계 다섯 대가 돌고 있었다. 유리문에는 김이 한 겹 서려 안의 사람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가 지나갈 때 맨 안쪽 기계가 멈췄다. 안에서 누군가 손을 넣어 옷을 한 벌씩 꺼냈다. 털어 펴고, 개었다.

조금 더 가자, 공사장 한 곳이 함석판으로 둘러쳐져 있었다. 함석판에는 낡은 포스터 한 장이 붙어 있었다. 포스터는 바람에 한 귀퉁이가 찢겨 나가, 손 하나만 남아 있었다. 손에는 표 한 장이 들려 있었다.

버스 정류장 표지판 아래, 한 여자가 벤치에 앉아 아주 두꺼운 책을 읽고 있었다. 책 표지는 이미 가장자리가 말려 있었다. 그녀는 아주 느리게 읽었다.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먼저 손가락을 페이지 귀퉁이에 대고 잠시 멈췄다. 표지판 옆에 쓰레기통이 하나 있었다. 통 입구가 위를 향했고, 안에는 일회용 컵이 가득 차 있었다.

진료소는 2층에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에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 수리 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종이 가장자리는 이미 말려 올라가 있었다. 그는 계단으로 올라갔다. 한 단 한 단, 난간을 잡고. 대기실에는 한 줄로 이어진 플라스틱 의자가 있었다. 의자 다리가 고르지 않았다. 그는 세 번째 의자에 앉았다. 앉기 전에 먼저 손으로 의자 면을 한 번 눌러 보았다. 그러고는 두 손을 가방 위에 얹고 똑바로 앉았다. 벽에는 표가 한 장 붙어 있었다. 주의 사항이 적혀 있었다. 맨 위의 한 줄을 그는 두 번 읽었다. 구석에는 텔레비전이 한 대 걸려 있었다. 소리는 꺼져 있었다. 화면에서는 한 사람이 부엌에서 채소를 썰고 있었다. 칼이 도마 위에 한 번 한 번 떨어졌다.

그는 가방을 무릎에 놓고 한 손으로 가방 입구를 눌렀다. 대기실에는 다섯 사람이 더 있었다. 한 남자는 팔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깁스에는 이름이 가득 서명되어 있었다. 한 할머니는 창가 자리에 앉아 스페인어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고, 한 마디 한 마디 아주 또렷했다. 한 여자아이가 엄마 옆에 앉아 두 다리를 흔들었다. 흔들다가 반쯤에서 멈추고, 다시 흔들었다. 맞은편에는 운동복을 입은 젊은이가 앉아 줄곧 손에 든 화면을 보고 있었다. 화면의 빛이 그의 안경에 비쳐 깜박깜박했다. 창밖 건물 옥상에 비둘기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것은 오래 거기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창의 빛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 갔다. 그의 무릎 위로 옮겨 왔다가, 다시 내려갔다.

접수처의 타자 소리가 한 번 한 번 났다. 간격이 같았다. 타자 치는 사람이 멈추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컵을 키보드 옆에 내려놓고 다시 치기 시작했다.

번호를 부르는 것은 간호사였다. 그녀는 손에 클립보드를 들고 있었다. 번호를 부를 때 고개를 들지 않았다. 다 부르면 클립보드를 넘기고 다음 사람을 기다렸다.

그는 두 시간 사십 분을 기다렸다. 이 숫자는 벽의 시계를 보고 계산한 것이었다. 앉을 때 한 번 보았고, 그의 차례가 왔을 때 또 한 번 보았다. 둘을 뺐다. 시계의 문자판에는 숫자가 없었다. 검은 점 열두 개뿐이었다.

그의 번호가 불렸다. 의사는 여자였다. 가는 테 안경을 썼고 말이 빨랐다. 그녀는 그에게 다리를 떼어 내라고 했다. 그는 진찰대 가장자리에 앉아 의족을 떼어 내 진찰대 다리에 기대 두었다. 절단부가 드러났다. 살갗은 붉었고, 몇 군데 가장자리가 딱딱했다. 의사가 손가락으로 눌러 보았다. 누른 자리는 한참이 지나도 붉었다. 하얘지지 않았다.

그녀는 그에게 한 다리로 일어서라고 했다. 손으로 진찰대 가장자리를 짚으라고 했다. 진찰대 가장자리는 서늘했다. 그는 한동안 서서 무게중심을 왼다리에 실었다.

그녀는 다시 손전등으로 접합부의 안쪽 벽을 비추었다. 두 번 비추었다. 안쪽 벽에 반들반들 닳은 자리가 한 줄 있었다. 그 반들거리는 자리는 꼭 한 곳을 누르고 있었다. 의사가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였다. 그는 그 반들거리는 자리는 알아보았다. 그 뒤에 이어지는 그녀의 말은 알아듣지 못했다. 그녀가 한 말 가운데 패드라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그는 그 단어를 알았다. 접합부 안에서 살갗에 닿는 그 부드러운 한 겹이었다.

의사는 보면서 종이에 알파벳과 숫자를 썼다. 그는 하나도 알아보지 못했다. 그녀는 종이에 동그라미를 하나 그렸다. 동그라미는 접합부의 가장자리에 있었다. 다시 선을 하나 그었고, 선의 다른 끝에 알파벳 하나를 썼다.

“집에 도와줄 사람은 있어요?”

“없습니다.”

의사가 긴 문장 하나를 말했다. 앞의 반은 알아들었다. “접합부는 이번 주에 바꿔야 해요. 안 바꾸면 절단부 살갗이 먼저 망가져요.”

그가 말했다. “다음 달에 하죠.”

의사가 그를 한 번 보았다. 더 권하지 않았다. 그녀는 펜 뚜껑을 닫았다가 다시 열고, 다시 닫았다. 그러고는 뒤의 반을 이어서 말했다. 뒤의 반은 빨랐다. 중간에 그가 모르는 단어가 몇 개 있었다. 돈과 승인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숫자 하나만 똑똑히 들었다. 문장의 맨 끝에 있었다.

그가 한마디 물었다. “승인은 얼마나 걸립니까?”

옆에서 간호사가 대답했다. “두세 주요.” 그는 알아들었다.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가 또 물었다. “승인하는 건 누굽니까?”

간호사는 보험 쪽 사람이라고, 다른 건물에 있다고 했다. 그는 그 건물이 어디 있는지 더 묻지 않았다. 이 말은 마음속에 적어 두었다. 받아 적지는 않았다.

간호사가 서식 한 장을 건네며 서명하라고 했다. 서식에는 그의 이름 철자 하나가 틀려 있었다. 그는 지적하지 않았다. 서명했다. 서명은 여러 번 해 본 일이었다. 전역하던 날의 서류에도 그는 한 번 서명했다. 맨 아래에 서명했다. 그때는 종이가 얇아서, 그의 획은 아주 가볍게 눌렸다. 그는 서식을 돌려주었다. 간호사는 서명을 한 번 보고, 서식을 클립보드에 끼웠다.

접수처의 여자가 영수증을 창구로 건넸다. 영수증은 좁은 종이 한 줄이었다. 글자 세 줄이 인쇄되어 있었다. 접합부 교체 선불금, 약, 다음 재진. 종이는 감열지였다. 만지면 미끄러웠다. 글자는 옅은 회색이었다. 그는 창의 빛에 대고 한 번 보았다. 글자는 아직 있었다. 진료비는 창구에서 이미 냈다. 돈은 지갑에서 한 장 한 장 세어 꺼낸 것이었다. 두 장은 모서리가 물렀다. 그는 그것들을 맨 위에 놓았다. 영수증 뒷면은 비어 있었다.

뒤의 반을 그는 영수증 뒷면에 받아 적었다.

그는 대기실 구석에서 영수증을 뒤집어 연필로 적었다. 똑똑히 듣지 못한 글자는 작은 빈칸으로 남겨 두었다. 짐작하지 않았다. 적은 것은 반 문장뿐이었다. 승인이 나기 전에, 먼저 지불. 그 뒤의 글자는 비워 두었다. 그 숫자는 마음속에 적어 두었다. 쓰지 않았다.

그는 영수증을 반으로 접어 가방 맨 위 칸에 넣었다. 뒷면이 위를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벤치 하나에 앉았다. 앉는 면은 나무 막대 몇 개를 이어 만든 것이었다. 하나가 갈라져 있었다. 그는 갈라지지 않은 쪽에 앉았다. 옆에 노인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손에 신문 한 부를 들고 있었다. 작은 네모로 접어 가운데 단 하나만 보고 있었다. 노인은 오래 보았다. 신문은 한 장도 넘어가지 않았다. 벤치 뒤에는 키 작은 나무가 한 줄 있었다. 잎에 먼지가 앉아 있었다. 바람이 불면 먼지가 일었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그는 영수증을 꺼내 무릎 위에 눌렀다. 바람이 길 어귀에서 불어와 영수증 한 귀퉁이를 들추었다. 그는 손으로 눌렀다. 버스 한 대가 교차로를 지나갔다. 차창 안에서 한 사람이 신문을 보고 있었다. 신문이 얼굴을 가렸다. 버스가 지나가자 길의 먼지가 일어나, 벤치 나무 막대의 틈으로 떨어졌다.

첫 번째는 가로로 늘어놓았다. 선불금 한 줄, 약 한 줄. 재진 그 한 줄은 더하지 않았다. 그것은 다음 달 일이었다. 재진 날짜는 기억해 두었다. 쓰지 않았다.

두 숫자를 가로로 펼쳐 놓고, 그는 연필 끝으로 한 자리씩 더했다. 아주 느리게 더했다. 선불금의 숫자가 가장 길었다. 뒤에 0이 한 줄 붙어 있었다. 약의 숫자는 짧았다. 두 자리뿐이었다. 선불금을 언제까지 미룰 수 있는지는 아직 계산하지 않았다. 약은 되도록 빨리 타야 했다. 재진은 날짜였다. 숫자가 아니었다. 다 더하고 나서 그는 영수증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숫자 하나를 쓰고 동그라미를 쳤다. 영수증의 숫자는 하나하나 뒤에 작은 기호가 하나씩 붙어 있었다. 그는 보지 않아도 그것이 어디 있는지 알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걸었다. 유모차를 미는 여자 하나가 지나갔다. 바퀴가 틈을 하나 넘으며 덜컥 소리를 냈다. 배달원 하나가 자전거를 타고 교차로에서 꺾어 들어왔다. 핸들에 봉지 두 개가 걸려 있었고, 봉지는 바람에 부풀었다. 아무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는 정류장 표지판의 노선도를 한 번 보고, 갈아타지 않아도 되는 노선 하나를 골랐다.

지하철에서 그는 문 옆 자리에 앉았다. 오른쪽 다리를 곧게 뻗고, 접합부를 발판 가장자리에 얹었다. 객차가 흔들렸다. 차창에 그의 얼굴이 비쳤고, 얼굴 뒤로는 터널의 등이 한 칸 한 칸 뒤로 물러났다. 안내 방송이 역 이름을 알렸다. 여자 목소리였고, 아주 평평하게 말했다. 역 이름을 한 번 알리고, 다시 한 번 알렸다. 다음 역에서 갈아탈 사람은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까지 알렸다. 그는 갈아타지 않았다. 맞은편 자리에서 아이 하나가 엄마의 팔에 기대 잠들어 있었다. 책가방은 아직 등에 메고 있었다.

그는 영수증을 세로로 세워, 세로로 늘어놓았다. 줄마다 숫자를 오른쪽에 맞췄다. 두 번째는 두 숫자를 모두 더했다. 재진 그 한 줄은 한 번 보기만 했다. 숫자는 첫 번째와 달랐다. 약 그 한 줄은 두 번 더했다. 한 번은 위에서, 한 번은 아래에서. 반쯤 더하다가 그는 연필을 멈추고, 손가락 끝으로 종이 위의 먼지 한 줄을 닦아 냈다.

그의 오른쪽 다리가 자세를 바꾸었다. 접합부가 발판에 작은 자국 하나를 눌러 놓았다. 그는 그 자국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객차 바닥에 종잇조각 하나가 있었다. 신발 밑창에 밟혀 납작해져, 가게 이름의 절반만 남아 있었다.

열차가 역에 들어왔다. 문이 열릴 때 바깥의 바람이 밀려 들어와, 영수증을 한 번 뒤집어 놓았다. 그는 그것을 도로 눌렀다. 한 번 더 눌렀다.

그 나사는 지난달에 내준 것이었다. 받은 사람은 그 대신 서류에 서명해 준 사람이었다.

그날 오후 진료소 문 앞 길에서는 수도관 공사를 하고 있었다. 길가에 굴착기 한 대가 서 있었고, 버킷에는 부서진 벽돌이 실려 있었다. 그는 문 앞 계단에 앉아 오른쪽 다리를 아주 곧게 뻗었다. 그는 멍키 스패너로 그 나사를 돌렸다. 스패너는 손에 맞지 않았다. 나사 머리를 물지 못했다. 그는 각도를 바꿔 조금씩 돌렸다. 4분을 돌렸다. 멈추지 않았고, 손을 바꾸지도 않았다. 계단의 먼지에 그의 신발 뒤꿈치가 끌린 자국이 한 줄 났다. 작은 자전거를 탄 아이 하나가 그의 앞을 돌아 지나갔다. 자전거 벨이 한 번 울렸다.

풀어 낸 그것을 그는 그 사람의 손바닥에 놓았다. 나사산이 그의 손가락 끝을 긁고 지나갔다. 조금 껄끄러웠다. 그 사람의 손은 말라 있었다. 손가락을 벌린 채 받았다.

“네가 가지고 있어.”

그는 한마디만 했다. 그 사람이 왜냐고 물었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바짓가랑이를 내리고, 무릎을 두 번 툭툭 쳤다.

그 대신 서명해 준 것도 그 사람이었다. 서류 맨 아래 줄은 획이 위쪽보다 무겁게 눌려 있었다. 그 서류에는 그의 이름 철자가 맞게 적혀 있었다. 그 서류가 승인되어, 그의 다리는 지금의 이것으로 바뀌었다.

차 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객차 안의 사람이 절반 바뀌었다. 남은 절반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는 무릎에서 영수증을 집어 들어 한 번 접었다가 다시 펼쳤다.

새벽 세 시, 그는 약국 문 앞 계단에 앉았다.

그는 침대에 두 시까지 누워 있다가 일어나, 부츠를 신고 가방을 메고 내려왔다. 계단은 여전히 마흔여덟 단이었다. 거리에는 차가 없었다. 청소차 한 대만 교차로를 지나갔다. 헤드라이트가 계단을 쓸고 지나가며 1초 멈췄다가, 다시 갔다.

새벽에 교차로를 건널 때 그는 기다렸다. 빨간불이 줄곧 켜져 있었다. 길에는 차가 없었다. 그래도 그는 선 뒤에 서서 초록불로 바뀔 때까지 기다렸다가 걸음을 내디뎠다. 아침에는 기다리지 않았다.

길모퉁이의 약국은 이 일대에서 아직 불이 켜진 가게 가운데 하나였다. 진열창의 차가운 흰 등이 켜져 있었다. 셔터는 절반 내려와 있었고, 밑에 검은 틈이 한 줄 남아 있었다. 문 앞 계단은 시멘트였다. 한 단에 금이 가 있었다. 그는 금이 가지 않은 단에 앉았다. 계단의 모서리는 둥글게 닳아 평평했다. 앉으니 서늘했다. 세 번째 단에 작고 검은 얼룩이 하나 있었다. 무엇이 남긴 것인지 그는 보지 않았다. 그의 등은 문틀에 기대어 있었다. 셔터 밑으로 진열창의 흰 빛이 새어 나와 그의 신발코를 비추었다.

길 건너 배기구에서 흰 김이 한 줄기씩 뿜어져 나왔다. 희었고, 바람이 불면 흩어졌다. 계단 아래에는 얕은 물웅덩이 몇 개가 진열창의 흰빛을 되비추었다. 빈 종이컵 하나가 계단 가에 떨어져 있었다. 컵 바닥에 물이 조금 고여 있었다. 주홍빛 가로등이 계단에서 멀지 않았다. 등갓 안에서 벌레 한 마리가 돌고 있었다. 한 번 부딪치고 다시 돌아 나왔다. 빛이 떨어져 그의 손등에 내려앉았다. 한 조각, 손바닥만 했다. 손등에는 오래된 상처가 있었다. 손가락 마디 쪽에 더 많았다. 희었고, 한 줄 한 줄이었다. 등이 비추자 그 흰 것들이 더 희어졌다.

작업복을 입은 남자 하나가 지하철 입구에서 걸어 나와 계단을 지나갔다. 그를 보지 않고, 맞은편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편의점의 등은 희었다. 문이 열렸다 닫히며 문 위의 방울이 한 번 울렸다.

그는 영수증을 무릎 위에 펼쳤다. 뒷면이 위로 오게. 세 번째에 연필심이 부러졌다.

연필은 이미 짧아져 손에 쥐면 한 토막뿐이었다. 엄지와 검지를 아주 가까이 모아 집어야 했다. 심은 나무 속에서 부러졌다. 그는 엄지손톱으로 부러진 심을 연필대에서 밖으로 비벼 밀어냈다. 작은 한 토막을 비벼 내어 드러나게 하고, 이어서 셈을 했다. 손가락 마디가 연필대에 닿을 때 한 번 멈췄다가, 다시 이어서 비볐다.

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하늘의 것은 보지 않았다. 외투 지퍼를 턱까지 올리고, 고개를 숙인 채 영수증을 보았다.

숫자는 매번 한 줄씩 어긋났다. 세 번째는 다 쓰지 않았다. 숫자 몇 개만 썼다. 선불금의 마지막 두 자리, 재진 그 줄의 동그라미 하나. 약 그 한 줄은 쓰지 않았다.

세 번의 숫자는 한 번마다 모양이 달랐다.

그는 오래 앉아 있었다. 가로등 속의 벌레는 더는 등갓에 부딪치지 않았다. 등갓 안쪽에 앉아 꼼짝하지 않았다. 셔터의 레일에 먼지가 한 겹 쌓여 있었다. 먼지 위에 긁힌 자국이 몇 줄 있었다. 셔터를 올리고 내리며 남은 것이었다.

그는 영수증을 접어 가방에 도로 쑤셔 넣었다. 급히 쑤셔 넣어서, 한 귀퉁이가 밖으로 비어져 나왔다.

가방끈이 어깨에 걸렸다. 그는 그것을 어깨에서 벗었다. 셔터는 절반만 내려와 있었다. 사람은 허리를 굽혀야 했고, 끈은 문틀에 걸릴 것이었다. 그는 먼저 열쇠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 그다음 가방을 계단에 놓아 문틀에 기대 두었다. 가방 입구는 단단히 채워져 있지 않았다. 종이가 한 장 한 장 입구에서 미끄러져 나와 계단에 떨어졌다. 그는 그것을 돌아보지 않았다.

약국 안의 등은 차가운 흰빛이었다. 한 줄 한 줄, 진열대를 비추고 있었다.

그는 허리를 굽혀 들어가 몸을 폈다. 가게 안은 아주 조용했다. 벽 쪽의 냉장고만 웅웅 울렸다. 공기에는 소독약과 종이 상자의 냄새가 났다. 벽에 팻말 하나가 걸려 있었다. 계산대에서 계산해 주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팻말의 모서리가 말려 올라가, 테이프로 붙인 적이 있었다. 계산대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계산대 위에는 장부 한 권이 엎어져 있었고, 장부 가에 펜 한 자루가 눌려 있었다. 계산대 옆의 작은 선반에는 일회용 마스크가 한 줄, 투명한 봉지에 담겨 있었다. 봉지의 숫자는 크기가 같았다. 문 앞의 매트는 젖어 있었다. 그는 매트 위에서 잠시 멈춰 신발 밑창의 물을 비벼 말리고 나서야 안으로 걸었다. 그의 외투에는 계단의 서늘한 기운이 묻어 있었다. 소맷부리가 조금 젖어 있었다.

진열대는 끝까지 뻗어 있었다. 칸마다 약 상자에 작은 라벨이 붙어 있었다. 라벨은 손으로 쓴 것이었고, 한 겹 위에 한 겹이 눌려 있었다. 몇 칸은 라벨이 떼어져 흰 자국만 남아 있었다. 한 줄에는 소염이라고, 한 줄에는 진통이라고, 한 줄에는 피부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한 줄 한 줄 보아 나갔다. 줄마다 한 번씩 셌다. 피부 그 줄에는 열한 상자가 있었다. 유리 진열장 안에는 면도기가 한 줄 걸려 있었다. 포장은 투명한 플라스틱이었고, 플라스틱에는 먼지가 한 겹 앉아 있었다. 진열대 끝에는 가격표가 한 줄 걸려 있었다. 흰 종잇조각들이었다. 문 앞의 바람이 문틈으로 들어오자, 가격표들이 서로 한 번 부딪쳤다가 떨어졌다. 진열대 저쪽 끝에 등 하나가 켜져 있었다. 누르스름한 작은 점 하나였다.

영수증 두 번째 줄에 적힌 그 약은 가운데 칸에 있었다. 그는 찾았다. 상자는 희었다. 옆면에 작은 가격표 하나가 붙어 있었다. 상자 옆면에는 알파벳이 한 줄 인쇄되어 있었다. 그는 읽지 못했다. 모양만 알아보았다. 그 한 줄의 모양은 의사가 종이에 그린 것과 같았다. 이 칸은 문에서 가까웠다. 유리문에 진열대와 가게 안의 등이 비쳐 보였다.

그가 기억하는 숫자는 가격표의 숫자보다 한 자리가 적었다.

그는 그것을 집어 내려 돌려 보았다. 옆면의 그 숫자 한 줄을 보았다. 상자 뒷면에 날짜가 하나 인쇄되어 있었다. 날짜는 아직 한참 남아 있었다. 그는 셈을 머릿속으로 한 번 훑었다. 다 훑고 나서, 가져가지 않았다. 손이 공중에 멈췄다. 3초를 멈췄다.

그는 진열대 저쪽 끝을 보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약 상자를 제자리에 도로 놓았다. 라벨이 바깥을 향하게, 옆의 몇 상자와 줄을 맞췄다. 아주 가볍게 놓았다. 부딪쳐 소리라도 날까 봐 그러는 것처럼.

유리문에 비친 그림자 속에서, 그의 얼굴과 가격표가 겹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