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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부 · 자유의 가격표

제29장태어날 때부터 지닌 체온

生下来就带着的体温

중국어 원문을 옮긴 번역입니다.

제29장 태어날 때부터 지닌 체온

그가 일어섰다. 처음으로 망치를 크게 휘둘렀고, 망치머리가 화폐 홀로그램의 받침대를 내리쳤다.

한 걸음 되돌아간다. 망치는 돌바닥에서 끌어 올린 것이었다. 망치머리가 그 흰 자국을 누르고 있었고, 자국 가장자리의 먼지가 함께 들려 한 번 날렸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그는 허리를 굽혔고, 무릎은 굽히지 않았다. 그래서 왼쪽 무릎은 울리지 않았다. 왼손이 망치 자루를 쥐었다. 손바닥에는 아직 그 나사가 배겨 있었다. 나삿니가 그에게 눌려 손금 속으로 들어가, 조금 더 깊이 배겼다. 망치 자루는 강철이었다. 막 쥐었을 때는 차가웠고, 잠시 쥐고 있으니 그의 손바닥 온도가 되었다.

망치머리의 무게가 먼저 그의 왼쪽 어깨에 떨어지고, 어깨에서 허리로, 오른발 뒤꿈치로 떨어졌다. 그의 오른발이 돌바닥에서 자리를 하나 찾았다. 찾아서, 단단히 디뎠다. 돌바닥에 가는 풀이 있었다. 풀이 망치머리의 그림자에 눌려 한 포기씩 쓰러졌다가, 한 포기씩 다시 일어섰다.

그가 몸을 폈다. 어깨가 먼저 한 번 울렸다. 딱 하고, 깔끔하게. 왼쪽 무릎의 그 둔한 소리와는 달랐다. 못 하나가 뽑혀 나오는 소리였다. 견갑골 속에서 나와 팔을 따라 손목까지 갔고, 손목의 힘줄이 한 번 튀었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망치머리는 강철 들보 하나만큼 무거웠다. 그는 근수를 세어 보지 않았다. 근수는 남의 전표에나 적어야 하는 것이었다. 망치머리가 어깨 높이에서 위로 올라가 머리 위를 지나 아래로 떨어졌다. 떨어지는 구간은 아주 길었다. 그는 그것이 끝까지 길어지게 두었다. 바람이 별 모양 옛 성벽에서 밀려들어 그의 소맷부리로 들어갔고, 외투를 등에 붙였다. 그는 당기지 않았다.

받침대는 제단 가장자리에, 그에게서 세 걸음 떨어져 있었다. 잿빛 흰 대 한 바퀴였다. 대 위에 지폐 한 묶음이 떠 있었고, 한 장 한 장이 모두 뒤집히고 있었다. 초상의 얼굴은 닳아 평평해져 타원 하나만 남아 있었다. 맨 위에 가격표 하나가 걸려 있었다. 그의 손바닥보다 컸고, 가장 높이 걸려 있었고, 숫자가 가장 빨리 뛰었다. 망치머리가 받침대를 내리치자 가격표가 부서졌다. 다시 벼린 강철 들보는 단면이 거칠었고, 그 종이를 통째로 짓눌러 받침대의 빛 속으로 짓이겨 넣었다. 받침대가 반 자 내려앉았다. 빛이 꺼져 내려앉은 가장자리를 따라 뒤집혀 올라와, 아주 흰 테두리 한 바퀴가 되었다. 밑에서 둔한 소리가 한 번 올라왔다. 서랍 하나가 밀려 들어가는 그런 소리였다.

부서지는 소리는 아주 가벼웠다. 종이는 부서져도 큰 소리가 나지 않았다. 한 번 한 번 찢어질 뿐이었다. 여러 가닥으로 찢어졌고, 가닥마다 아직 숫자가 이어져 있었다. 그 숫자들이 빛 속에서 아래로 떨어지다가, 절반쯤에서 다시 위로 한 칸 튀어 오르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그 숫자들을 세지 않았다. 그가 센 것은 망치머리가 떨어진 뒤 돌바닥에 긁힌 자국이 몇 줄 남았는가였다. 한 줄, 두 줄, 세 줄.

망치 소리가 아직 돌바닥 위를 굴러갔다. 제단 가장자리를 지나 담장 밑까지 굴러가자, 담장 밑의 숫자판이 한 칸 뛰었다. 이번에는 되돌아가지 않았다.

그의 가슴이 오르내렸다. 한 번 한 번이 모두 그 자신의 것이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외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것이었다. 숨은 여전히 길게 끌었고, 글자 하나하나가 돌바닥에 떨어졌다.

“자유는 네가 나에게 판 게 아니야. 내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온 체온이야.”

목소리가 땅에 떨어진 순간, 자유의 가면의 어깨 갑옷 틈에 걸린 첫 번째 가격표의 실이 끊어졌다. 종잇조각이 한 번 뒤집혀 돌바닥에 떨어졌다. 소리는 없었다. 자유의 가면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 어깨 갑옷 틈에는 실이 몇 가닥 남아 있었다.

두 번째는 조금 느리게 끊어졌다. 세 번째는 연달아 끊어졌다. 실 두 가닥이 함께였고, 끊어진 자리가 모두 아주 가늘었다. 한 번 들여다봐야 보일 만큼 가늘었다. 그는 세었다. 하나, 둘, 셋. 열일곱까지 세자, 가격표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줄줄이 꿰인 가격표들이 관절 틈에서 서로 부딪쳐, 아주 가벼운 종이 소리를 한 줄 냈다. 그는 더 세지 않았다.

체온이라는 두 글자는 그가 즉석에서 떠올린 것이 아니었다. 그해 겨울, 대열이 밖에 서서 점호를 받았다. 날은 아직 밝지 않았고, 그는 셋째 줄에 서 있었다. 내쉬는 숨이 한 줄기씩 나갔다. 장갑 속 손가락은 진작 말을 듣지 않았다. 가장 추울 때면 그는 손을 겨드랑이 밑에 끼워 넣었다. 그곳이 그의 몸에서 마지막으로 열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몸에 몇 도가 남았는지는, 자기 것이었다. 이 두 글자를 그는 그 겨울에 셈하는 법을 배웠다.

선언은 실을 뜯어내듯 아래로 내려갔다. 가격표가 줄줄이 관절 틈에서 벗겨져 떨어졌다. 실이 모두 끊어졌고, 종잇조각이 한 장 한 장 떨어져 돌바닥에, 그의 장화 옆에 내려앉았다. 드러난 것은 그 밑의 평범한 금속이었다. 잿빛이었고, 바깥의 색보다 낡았다.

미쓰키가 그의 손을 놓았다. 그녀는 칼을 뒤로 돌려, 제재령이 그녀 자신의 오른쪽 어깨에 꽂아 둔 그 한 장을 먼저 걷어 냈다. 그 가격표는 드러난 살갗에 꽂혀 있었다. 핀이 얕게 박혀 있어서 두 손가락으로 한 번 튕기자 빠졌다. 그제야 그녀는 칼을 돌려 그의 몸에 붙은 것들을 걷어 냈다. 칼몸이 그의 소맷부리를 스치며 먼지를 조금 일으켰다. 칼끝은 횃불에 멈추지 않았다. 그쪽을 향해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말했다. “내 휴가 신청서, 오늘 낸다.”

그녀의 왼쪽 넓은 소매 속에 종이 한 장이 눌려 있었고, 종이 모서리가 조금 나와 있었다. 종이에는 칸이 인쇄되어 있었다. 칸의 선은 접혀서 희어졌고, 종이 가장자리에 접힌 자국이 세 줄, 가로로 나란히 있었다. 첫 번째가 가장 깊었다. 그녀의 왼손이 소맷부리를 눌렀다. 천 한 겹을 사이에 두고 한 번 눌렀다가, 다시 놓았다. 재원은 그 소맷부리를 보지 않았다. 스완도 보지 않았다.

재원이 그림자 스텝으로 아래로 파고들어, 밑에서 한 줄을 걷어 올렸다. 그의 그림자 무늬는 외투 등에 붙어 있었다. 기술을 낼 때마다 그림자는 사람보다 반 박 늦었다. 반 박 늦은 그림자가 가격표 하나를 눌러 그것이 한 번 더 걸려 있게 했고, 그다음에야 그의 손이 그것을 걷어 냈다. 칭롼의 숄이 가로로 베어 들어갔다. 빛 띠가 한 줄을 쓸자, 그 줄의 가격표들이 한꺼번에 실이 끊어졌다. 스완의 방패가 펼쳐졌다. 육각형 깃털 비늘이 뻗어 나와 떨어지는 종잇조각을 받아 비늘 면에 눌러 두었다. 어느 한 번도 그의 몸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를 다치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걷어 내는 것은 모두 아직 걸려 있는 가격표였다. 한 장씩 걷어 내고, 받고, 한쪽에 두었다.

칭롼의 숄이 돌아올 때, 끝자락이 손목에 두 번 감겼다. 숄 위의 빛 점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천의 무게만 남았다. 그녀는 그 빛 점들을 잡으려 하지 않았다. 스완의 비늘이 한 장씩 거두어져 손목의 고리 속으로 들어갔다. 거두어질 때 한 장 한 장이 먼저 한 번 돌고 나서 붙었다.

돌바닥에 떨어진 가격표를 앤드루는 세었다. 모두 103장이었다. 한 장은 바람에 받침대 밑으로 날려 가서, 그는 세지 못했다. 가슴의 글자를 새기지 않은 군번표 위에 아직 가격표 한 장이 눌려 있었다. 그는 떼지 않았다.

그는 허리를 굽혀 가장 가까운 한 장을 주웠다. 종이는 아주 얇았고, 뒷면은 비어 있었다. 뒤집자 앞면의 숫자가 아직 한 칸 한 칸 뛰고 있었다. 어느 자리까지 뛰더니 멈췄다. 그 숫자를 그는 알아보았다. 다리 하나의 값이었다. 싼 쪽의 것이었다. 그는 종이를 돌바닥에 돌려놓아 가는 풀 한 포기 위에 눌러 두었다. 다시 보지 않았다.

자유의 가면이 처음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의 발밑에는 그림자가 없었다. 물러선 그 한 걸음은 돌바닥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새김선은 원래 자리에 있었다. 그의 발끝은 그것에서 세 치 떨어져 있었다.

그때 횃불이 갈라졌다. 횃불은 미사일 모양이었고, 꼬리에 초록과 빨강 숫자를 한 줄 끌고 있었다. 균열이 정중앙에서 터져 사방으로 번졌다. 한 줄은 가늘고, 한 줄은 굵었다. 앤드루가 시선을 횃불로, 갈라진 틈의 가장자리로 눌러 내렸다. 그 가장자리는 새것이어서 횃불의 껍데기보다 밝았다. 불꽃 속의 숫자 흐름이 끊겼다. 한 토막 한 토막 무게를 잃고 허공에 매달려,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틈 깊숙한 곳에서 아주 가는 빨강이 새어 나왔다. 한 줄뿐이었고, 껍데기 안쪽에 붙어 있었다.

횃불의 손잡이는 검었다. 홈이 몇 줄 나 있었고, 홈은 닳아 반들거렸다. 그것을 쥔 손은 손가락이 오므려져 있었고, 손가락 마디는 고정된 각도로 굽어 있었다. 자유의 가면은 횃불 뒤에 서 있었다.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횃불만 움직였다.

횃불을 쥔 그 손이 처음으로 떨렸다. 오른손이었다. 떨릴 때 꼬리 불꽃이 따라 흔들려, 끊어진 숫자 한 토막을 흔들어 냈다.

재원은 그 손을 한 번 보았고, 묻지 않았다. 스완이 입을 열었다. 치찰음이 아주 깨끗했다. “손이 떨리시네요.” 재원의 어깨가 한 치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 원래 높이로 돌아갔다.

자유의 가면은 그 손을 보지 않았다. 목소리가 제단 쪽에서 떨어졌다. 메아리는 없었다.

“……오래 쥐고 있었다.”

돌바닥도 울리지 않았고, 벽도 울리지 않았다. 그 말은 떨어지자 떨어진 자리에 그대로 멈췄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자유의 가면이 남은 불꽃을 다시 일으켰다. 횃불 꼬리가 한 번 밝아졌고, 아주 짧은 숫자 흐름 한 토막이 다시 이어졌다. 그 손은 아직 떨리고 있었다. 아주 작게, 이 거리에서만 보일 만큼 작게 떨렸다. 앤드루의 오른손이 몸 옆에서 주먹으로 쥐어졌다. 주먹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내려앉았던 받침대가 천천히 조금 올라왔다. 그 지폐 묶음이 흩어지고 펴져서, 무대 바닥 하나가 되었다. 바닥에 가는 선이 빛났다. 한 칸 한 칸이 지폐 한 장의 테두리였다. 무대 가장자리에서 홀로그램 무용수 스물네 명이 걸어 나와 한 줄로 섰다. 줄 간격이 같았고, 보폭도 같았다. 그들의 신발 밑창은 크기가 같았고, 신발 끈은 길이가 같았고, 묶은 방식도 같았다. 그들에게는 얼굴이 없었다. 타원 하나뿐이었다. 지폐 위의 닳아 평평해진 얼굴과 같았다. 그들의 소맷부리는 희었고, 가장자리에 박음질이 없었다. 인쇄된 것이었다. 앤드루는 한 번 세었다. 스물네 명, 한 명도 많지 않았다.

그들이 걷기 시작했다. 걸음이 한꺼번에 내려앉자 바닥의 가는 선이 한 번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여덟 걸음 걷고 멈췄다. 두 박 멈췄다가 다시 걸었다. 바닥의 숫자가 한 칸 뛸 때마다 정확히 한 걸음이었다. 이른 걸음도 늦은 걸음도 하나 없었다.

횃불이 아래로 한 번 눌렸다. 이것은 브로드웨이의 군무였다. 다리를 높이 차올리고, 팔을 한꺼번에 펼쳤다. 스물네 명이 동시에 다리를 들고, 동시에 손을 들고, 동시에 몸을 돌렸다. 인사하고 막이 내릴 때마다 발밑에서 충격 고리가 한 바퀴 터졌다. 충격 고리는 바닥에 붙어 밀려 나가, 다섯 사람의 발치까지 밀려와서야 흩어졌다. 막이 한 번 내릴 때마다 바닥 밑에서 동전 소리가 한 줄 올라왔다. 한 닢 또 한 닢, 아주 정확하게 세어졌다. 스물네 명이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 같은 각도까지 숙이고, 한 박 멈췄다가, 다시 동시에 들었다. 바닥의 숫자가 무용수들의 발을 따라갔다. 한 번 밟을 때마다 숫자 하나가 한 칸 뛰었다. 박자는 빈틈없이 맞물렸다. 계약서 한 장처럼 가지런했다.

충격 고리가 지나갈 때, 돌바닥의 가는 풀이 모두 한쪽으로 쓰러졌다. 풀은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섰다. 다시 일어설 때 한 포기 한 포기가 모두 같은 높이였다. 앤드루의 장화가 가는 풀 한 포기를 누르고 있었다. 풀은 꺾이지 않았다. 그가 장화를 들자, 풀이 다시 한 번 일어섰다.

자유의 가면의 목소리가 제단 쪽에서 떨어졌다. “똑똑히 봐라. 이것이 가지런함이다.”

스완이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왼발 새틴 토슈즈의 앞코가 돌바닥을 한 번 짚었고, 오른발 운동화가 내려와 밑창의 무늬가 먼지 속에 찍혔다. 그녀의 왼쪽 손목에서 비늘이 펼쳐지다가, 절반쯤에서 멈췄다. 그녀 자신이 정하기를 기다렸다.

그녀가 말했다. “우리는 가지런하지 않아요. 우리는 아직 살아 있어요.”

그 말은 아주 정중했다. 글자 하나하나가 아주 곧게 서 있었다. 자유의 가면은 대답하지 않았다. 횃불은 여전히 아래로 눌려 있었고, 무용수들의 다리는 여전히 올라가고 있었다.

다섯 사람은 박자를 맞추러 가지 않았다. 박자를 맞춘다는 것은 맞은편의 박자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따라가면, 자기 자신을 그들의 계약서에 셈해 넣는 것이 된다. 그들은 이어달리기로 바꾸었다.

같은 동작 하나를, 다섯 사람이 한 토막씩 이어받아 끝까지 했다.

그 동작은 무용수들이 방금 한 것이었다. 팔을 가슴 앞에서 펼쳐 호를 하나 그리고, 호의 끝이 어깨 바깥쪽에 떨어진다. 첫 번째 사람이 시작하고, 두 번째 사람이 호의 끝을 이어받고, 세 번째 사람이 그 꼬리를 돌려 내보내고, 네 번째 사람이 도는 기세를 땅에 내려놓고, 다섯 번째 사람이 마지막 박자에서 거둔다. 다섯 사람은 선 자리가 달랐고, 힘의 방향이 달랐다. 누구도 누구를 대신하지 않았다.

칭롼이 먼저 시작했다. 그녀가 팔을 들었다. 팔이 어깨에서 올라가자 숄이 팔을 따라 미끄러져 내렸다. 끝자락은 아직 손목에 그 두 바퀴로 감겨 있었다. 그녀가 가락 하나를 흥얼거렸다. 가락이 위로 올라가자 소리 고리가 한 바퀴씩 밝아졌다. 네 번째 고리까지 밝아지고 멈췄다. 팔의 호는 절반만 뻗어 나갔다. 그녀의 발은 아직 제자리에 박혀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중음이었다. 두툼했고, 가슴 밑에 눌려 있었다. 음 하나가 음 하나를 이어 가락을 위로 받쳐 올렸다. 그녀는 가사를 부르지 않았다. 그 소리 고리들은 그녀의 오른쪽 귀 뒤에서 쇄골까지 이어져 있었고, 고리마다 앞의 것보다 조금씩 넓었다. 그는 이 가락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미쓰키가 반 박 사이로 끼어들어 호의 끝을 이어받았다. 직도가 비스듬히 한 번 당겨지자, 아직 휘어 돌던 호가 곧게 펴졌다. 칼날이 돌바닥에 붙어 지나갔다. 소리가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을 보지 않았다. 그녀의 칼은 호만 보았다. 칼몸의 빛 띠가 이어졌다. 아주 천천히, 한 토막에 한 토막씩 이어져 칼끝까지 가서야 다 밝아졌다. 그녀의 발걸음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칭롼보다 땅에 닿는 것이 한 가닥 늦었을 뿐이었다.

그녀의 왼쪽 눈 밑, 그 초승달 모양 자국이 광대뼈까지 밝아졌다. 한 번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흰 넓은 소매가 바람에 부풀었다가 다시 붙었다. 소매 속 그 종이는 떨어져 나오지 않았다.

스완이 발끝을 한 번 비틀었다. 왼발 새틴 토슈즈의 앞코가 돌바닥에서 반 바퀴 돌았고, 오른발 운동화가 따라 내려와 칼의 남은 기세를 비뚤어진 회전 하나로 바꾸었다. 그녀의 몸이 바깥으로 한 치 기울었다가, 자기 힘으로 다시 당겨졌다. 흰 깃털 조각의 빳빳한 깃이 곧게 서 있었다. 돌 때 깃은 움직이지 않았고, 고개만 조금 기울었다. 왼쪽 손목의 비늘이 한 장 펼쳐졌다가, 당겨 돌아올 때 그 한 장이 다시 거두어졌다.

새틴 토슈즈의 앞코는 아주 얇았다. 돌 때 돌바닥의 먼지가 한 바퀴 긁혀 올라와 그녀의 발등에 내려앉았다. 운동화의 밑창은 그렇게 얇지 않았다. 그것이 내려앉자 발 전체가 단단히 눌렸고, 돌바닥에서 둔한 소리가 한 번 났다. 두 발, 두 가지 내려앉는 법. 운동화 쪽이 먼저 멈췄다. 스완은 웃지 않았다. 입꼬리가 조금 아래로 당겨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재원이 회전을 땅으로 가져갔다. 그는 몸을 숙이고 손으로 땅을 짚었다. 몸이 돌바닥에 붙은 채 돌아, 반 박 늦춘 그림자 스텝이 되었다. 등의 그림자 무늬가 반 박 늦게야 그의 몸을 따라 미끄러졌다. 돌 틈을 지나, 스완이 남긴 그 신발 자국을 지나 미끄러졌다. 오른쪽 귀의 끊어진 마이크 귀걸이는 끊어진 자리가 바깥을 향해 있었다. 땅에 닿을 때마다 끊어진 자리가 그 자신의 어깨에 닿았다. 한 번 닿았다가, 다시 떨어졌다.

그의 턱은 아주 팽팽하게 굳어 있었다. 악문 이를 풀지 않았다. 그는 노래하지 않았고, 외치지 않았다. 재원은 남의 힘을 받아서, 반 박 늦게, 다시 건넸다.

마지막 반 박은 앤드루의 것이었다. 그는 그 반 박 안에서 이어받았다. 망치가 떨어져 돌바닥을 내리쳐, 강세 하나를 찍었다. 망치머리의 흰 자국이 옛 자국 위에 눌려, 자국이 한 바퀴 더 희어졌다. 돌바닥이 한 번 흔들렸다. 흔들림이 망치 자루를 타고 올라와 그의 왼손으로, 손바닥의 나사로 전해졌다. 나사가 한 번 배겼다가, 더는 배기지 않았다.

앤드루는 토막마다 떨어진 자리를 세었다. 그는 쪼그려 앉아 재지 않았다. 눈으로 쟀다. 잰 숫자는 새김선과 맞아야 했고, 맞지 않으면 다시 쟀다. 새김선은 칼로 새긴 것이었다. 양쪽에 거스러미가 조금 일어 있었고, 거스러미가 돌바닥에 아주 옅은 밝음을 한 줄 남기고 있었다. 칭롼은 새김선 바깥쪽 31센티미터에 떨어졌다. 미쓰키의 발끝은 새김선을 누르고 있었다. 치우치지 않았다. 스완은 새김선 안쪽 12센티미터에 떨어졌다. 그녀 자신은 그 숫자를 보지 않았다. 재원은 새김선 바깥쪽 15센티미터에 떨어졌다. 스완보다 27센티미터 더 나갔다. 신발 한 짝의 길이였다. 그는 11센티미터 자리에 떨어졌다. 재원보다 4센티미터 모자랐다.

이웃한 두 사람의 떨어진 자리는 31, 12, 27, 4센티미터씩 차이가 났다. 같은 토막은 둘도 없었다.

그는 속으로 한 번 더 세었다. 세어 나온 것은 여전히 그 네 숫자였다.

재원은 그 숫자들을 보지 않았다. 그의 발은 아직 마지막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몸은 앞으로 기울어 있었고, 아직 다다르지 않았다.

맞은편의 빈틈없이 맞물린 무용수 줄이, 이 이어달리기 선에 밟혀 이가 하나 빠졌다. 스물네 명의 보폭은 같았지만, 빠진 자리는 가운데 남았다. 한 줄이 두 토막으로 끊어졌다. 끊어진 자리의 무용수는 아직 원래 박자대로 다리를 들었다. 절반쯤 들다가 멈추고, 다시 이어서 들었다.

앤드루가 몸을 펴고 새김선 가장자리에 서서 제단 한가운데를 마주했다. 그의 가슴은 아직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는 누르지 않았다. 그가 침을 한 번 삼켰다. 울대뼈가 한 번 움직였다.

“이 춤은 그때 추지 못하게 했어. 너는 가격은 셈할 수 있어도, 박자는 셈하지 못해.”

그가 말을 마치자, 목소리가 돌바닥 위를 한 바퀴 굴러 다시 그의 귀로 돌아왔다. 그것은 그의 목소리였다. 벽이 있고, 땅이 있고, 제단의 가장자리가 있었다. 그것들이 그의 목소리를 받아서, 다시 그에게 돌려주었다. 맞은편의 목소리는 떨어지면 거기서 끝이었다. 조금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외투를 한 번 털어 냈다. 외투가 팔꿈치에 걸렸다. 그가 어깨를 한 번 떨자 외투가 통째로 미끄러져 돌바닥에 떨어졌다. 안에는 회색 티셔츠 한 장이었다. 목둘레가 늘어나 있었다.

스무 살 그해, 그는 시멘트 바닥에서 이 춤을 춘 적이 있었다. 그곳은 커뮤니티 센터 바깥에 있었다. 문도 없고, 표도 없고,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관리하러 온 사람에게 입을 열 이유가 생겼다.

그날 스피커에서는 북소리 한 토막이 흘러나왔다. 노래하는 사람은 없었고, 북장단이 줄곧 앞으로 내달렸다. 바닥에는 조명이 없었다. 그들은 커뮤니티 센터 문 앞의 등 하나를 빌려 춤을 추었다. 바닥 가장자리에 몇 사람이 둘러서 있었다. 휘파람을 부는 사람도 있었고, 휴대폰을 들고 찍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아주 잘 추었다. 그해 그가 가장 잘 춘 한 번이었다. 표의 그 칸을, 그는 나중에 여러 곳에서 보았다. 매번 그 글자였고, 바뀐 적이 없었다.

오늘 발에 신은 것은 그가 나중에 자기 돈을 내고 산 신발이었다. 밑창은 그가 하도 걸어 물렁해졌고, 신발 끈은 세 번째 구멍까지만 매어 느슨했다.

그가 왼발을 반 걸음 뒤로 거두어, 느슨한 끈이 돌바닥에 깔리지 않게 했다. 끈 끝이 돌바닥을 한 번 쓸고 지나갔다가, 그에게 밟혔다. 단단히 맬 필요는 없었다. 단단히 매면 오히려 발목이 걸린다. 그가 요 몇 해 사이에야 배운 것이었다.

그가 쪼그려 앉아 손으로 땅을 짚고, 오른다리로 한 바퀴를 쓸었다. 돌바닥의 먼지가 쓸려 나가고, 밑의 잿빛 흰 돌이 드러났다. 신발 뒤축이 긁고 지나가 잿빛 흰 가는 자국 두 줄을 남겼다. 이번에는 그는 문질러 지우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바닥으로 내려갔다. 토마스 플레어. 몸이 손 위에서 돌아 펼쳐지고, 두 다리가 원 하나로 벌어져 한 바퀴 한 바퀴 돌았다. 윈드밀. 어깨가 땅에 닿고, 다리가 휘둘러 나가 머리 위를 지나갔다. 마지막은 한 손으로 버틴 정지 헤드스핀이었다. 몸이 한 손 위에 멈추고, 정수리가 돌바닥에 붙어 한 바퀴 돌았다. 망치는 그의 몸 옆에 가로누워 있었다. 망치머리가 그 흰 자국 가장자리를 누르고 있었다. 돌바닥 위 그의 그림자는 온전했다. 손도, 머리도, 다리도, 하나도 빠지지 않았다.

땀이 이마 옆에서 흘러내려 귓바퀴를 지나 돌바닥에 떨어졌다. 돌바닥의 잿빛이 한 점 짙어졌다가, 금세 다시 말랐다. 그의 손이 돌바닥을 짚고 있었다. 돌바닥은 차가웠다. 찬 기운이 손바닥에서 손목까지 올라왔다. 그는 손을 떼지 않았다. 돌 틈의 가는 풀 한 포기가 그의 손에 눌려 꺾였다. 꺾인 자리는 희었다.

왼쪽 무릎이 먼저 한 번 울렸다. 둔하고, 오래된 소리였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네 번째 에이트 카운트까지 세었다. 지나갔다. 그는 계속 추었다. 다섯 번째 에이트 카운트, 여섯 번째. 그 표는 나중에 다시 본 적이 없었지만, 그 칸의 글자는 줄곧 있었다.

맞은편의 스물네 명이 그를 따라오려 했다. 첫 박은 따라왔다. 두 번째 박에서, 그들의 다리가 아직 올라가고 있을 때 그는 이미 내려가 있었다. 그들은 반 박 어긋난 사람을 따라갈 방법이 없었다. 멈춰 서서, 자기 박자로 돌아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횃불이 두 번 아래로 눌렸지만, 그들은 여전히 멈춰 있을 수밖에 없었다.

미쓰키의 칼이 가슴 앞에 가로놓여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숨이 칼등에 내려앉았다. 아주 가볍게, 매번 같은 자리에 내려앉았다. 그녀의 눈길이 그의 다리를 따라갔다. 한 바퀴를 지나고, 또 한 바퀴를 지났다. 칭롼이 마지막 음까지 흥얼거렸다. 숄이 땅에 늘어졌고, 더는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스완의 왼발 새틴 토슈즈 앞코가 돌바닥에서 박자를 짚고 있었다. 아주 가볍게.

왼쪽 아래팔 위쪽의 지휘 고리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빨랐다. 반 바퀴만큼 빨랐다가, 더는 빠르지 않았다. 그의 손과 함께 돌았다. 가는 선의 저쪽 끝이 지나갔다. 바퀴마다 같은 점을 지나갔고, 걸리지 않았다.

제단 가장자리의 숫자판이 또 한 칸 뛰었다. 이번에는 아무도 그것을 보지 않았다.

재원이 따라 내려와 함께 추었다. 재원의 그림자 무늬가 반 박 늦었다. 재원의 첫걸음이 그의 무게중심 아래에 떨어져, 반 박 늦춘 그림자 동작 하나로 그의 무게중심을 받았다. 그가 아래로 떨어질 때, 재원의 그림자가 반 박 늦게야 도착해 받쳤다. 받친 그 박자에, 다시 그를 밀어 올렸다.

인력의 중심이 이 두 사람에 의해 거꾸로 돌았다. 빨려 갔던 빛이 돌 틈을 따라 한꺼번에 거꾸로 흘렀다. 다른 세 사람이 서 있는 쪽으로 흘렀다. 칭롼, 미쓰키, 스완. 세 사람은 움직이지 않았다. 빛이 그녀들의 발치를 돌아 흰 테 한 바퀴를 이루었다가, 다시 거두어졌다.

홀로그램 무대가 한 번 정전되었다. 바닥의 가는 선이 모두 꺼졌다. 한 박 꺼졌다가, 한 칸씩 다시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