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부 · 인계 전
제33장남은 항목
遗留项
중국어 원문을 옮긴 번역입니다.

그녀는 벽 쪽에서 대 이쪽으로 걸어 돌아왔다. 대 이쪽에 서서 몸을 돌렸을 때, 대 뒤에 그 사람이 서 있었다.
대 뒤의 사람이 입을 열었다.
“잔여 항목 영영영일, 미완료.”
그녀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왔을 때 이 사람은 이미 거기 서 있었다. 그녀가 벽 쪽에서 한 번 돌아보았을 때도 사람은 그대로 있었다. 의자는 대 밑으로 밀어 넣어져 있었고, 등받이는 벽을 향했고, 상판에는 긁힌 자국 하나 없었다. 지금도 의자는 원래 자리에 있었고, 사람은 의자 앞에 서 있었다. 등이 위에서 비추었다. 그 사람의 그림자가 대 밑에 떨어져 있었다. 아주 짧았고, 의자의 그림자와 이어져 있었다.
미쓰키는 문소리를 듣지 못했다. 발소리도 듣지 못했다. 홀 안에는 바람이 없었다. 공기가 멈춰 있었다. 돌판을 닦은 뒤의 물 냄새가 났고, 시멘트와 쇠녹이 섞인 마른 냄새도 조금 났다. 그녀 자신의 신발 밑창이 돌판 위에서 한 번 소리를 냈었다. 소리가 세 갈래 복도에서 돌아왔다. 아주 느리게, 그리고 가지런히 돌아왔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모두 수보다 뒤에 떨어졌다.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돌아보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는 홀의 다른 쪽 끝에 있었다. 문은 이미 닫혔고, 문 위의 숫자는 7에 멈춰 있었다. 그쪽에서는 아무 소리도 건너오지 않았다.
홀의 바닥은 돌판이었다. 한 장 한 장, 이음매가 곧았다. 세 갈래 복도의 입구는 너비가 같았다. 입구의 가장자리도 곧았다. 복도 양쪽의 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 문마다 종이가 한 장씩 붙어 있었다. 머리글이 벽에 붙은 것과 같았다. 복도는 모두 아주 길었다. 끝의 등이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 등은 하얬고, 떨어진 거리가 같았다. 그녀는 복도마다 등을 세었다. 열한 개였다. 벽 쪽에서 바라보면 세 입구는 그녀의 눈에 세 줄의 직선이었다. 대 이쪽에서 만났다.
가운데의 그 벽면은 통짜였다. 문도 없고 창도 없었다. 벽면은 잿빛이었다. 벽에 붙은 종이들이 그 벽면에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벽면은 만지면 거칠었다. 그녀는 만지지 않았다.
신발은 검었고, 밑창에 먼지가 없었다. 아주 곧게 서 있었다. 두 발 사이의 거리는 돌판 한 장의 너비였다. 가슴에 카드가 하나 꽂혀 있었다. 카드에는 세 글자가 찍혀 있었다. 서명인. 카드에 이름은 없었다. 그녀는 묻지 않았다. 가슴 한가운데에 D링이 하나 걸려 있었다. 무광의 강철색이었고, 빛을 반사하지 않았다. 강철 회색 웨빙 한 줄이 고리에서 아래로 당겨져,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를 돌아 등 뒤로 갔다. 끝은 훅이었다. 책상 다리의 고리에 걸려 있었다. 상판 모서리 아래였다. 두 손은 상판 가장자리에 올려져 있었다. 손가락을 나란히 붙였고, 가운뎃손가락이 상판 모서리에 닿아 있었다. 손가락이 길었다. 어깨는 평평했다. 양쪽 높이가 같았다. 머리는 뒤로 한 갈래로 묶여 있었다. 아주 단단히 묶여서 한 올도 빠져나오지 않았다.
미쓰키는 그녀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얼굴은 대 저쪽의 등 아래에 있었다. 멀었다. 불빛은 턱에서 멈췄다. 미쓰키가 본 것은 상판이었다. 상판은 짙은 색이었다. 네 모서리가 모두 곧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한가운데에 카드 케이스만 놓여 있었다. 입구가 위를 향했고, 펜이 꽂혀 있었다. 펜 뚜껑이 바깥을 향했고, 펜에 매인 가는 끈은 느슨했다. 그것을 집는 사람은 없었다.
천장의 등이 바둑판처럼 늘어서 있었다. 칸마다 켜져 있었다. 형광등은 깜빡이지 않았다. 미쓰키는 한 줄을 세었다. 열두 칸, 모두 켜져 있었다. 그녀의 왼쪽 눈 아래 아주 옅은 자국이 불빛을 받아 그림자가 조금 졌다. 손목의 벚꽃 분홍 작은 매듭이 뼈를 누르고 있었다. 그녀의 다리는 저렸었다. 저림은 이미 깨어났다. 그녀는 서 있을 수 있었다. 두 다리가 곧았다. 어깨는 위로 들리지도 않았고, 아래로 처지지도 않았다. 그녀의 숨은 한 번, 또 한 번, 아주 느리게 놓였다. 한 번 한 번의 멈춤이 그녀 자신에게 들릴 만큼 느렸다.
그녀의 오른손은 몸 옆에 늘어져 직도를 쥐고 있었다. 칼에는 칼집이 없었다. 칼끝은 아래를 향했다. 자루에 감긴 벚꽃 분홍 끈이 엄지와 검지 사이 오목한 곳에 눌려 있었다. 그 물병은 이제 그녀의 손에 없었다. 그녀의 손바닥을 떠날 때, 냉기가 먼저 조금 걸어갔다. 병 몸통의 다섯 줄 선을 그녀는 세었다.
목소리는 평평했다. 글자 하나하나가 같은 높이에 놓였다. 길게 끌지도 않았고, 낮게 누르지도 않았다. 그 말은 상판 위에 떨어져 밖으로 가지 않았다. 벽에서도 한 글자도 돌아오지 않았다. 서명인은 말을 마치고 숨을 바꾸지 않았다. 가슴이 오르내리지 않았다. 웨빙도 움직이지 않았다. 미쓰키의 숨소리가 돌판 위에서 두 번 돌아왔다. 한 번, 또 한 번. 그녀 자신에게 들렸다. 그 목소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미쓰키는 입을 한 번 벌렸다가 다시 다물었다. 그 말은 아직 때가 아니었다. 그 말은 그녀의 혀뿌리 밑에 눌려 있었다. 나가지 않았다. 그녀의 왼손 엄지가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 사이를 눌렀다. 세게 눌렀다가 풀었다.
미쓰키는 벽의 맨 왼쪽 장을 보았다. 그 줄의 글자는 그대로 있었다. 뒤의 빈칸도 그대로 있었다. 종이 가장자리는 말려 있었고, 못 구멍은 종이에 눌려 하얗게 되어 있었다. 머리글 뒤에 쌍점이 하나 있었다. 쌍점 뒤의 글자들 가운데, 서명인이 읽은 것은 번호와 마지막 결론이었다. 그 사이의 글자는 하나도 읽지 않았다. 그녀는 그 줄을 여러 번 보았다. 볼 때마다 글자는 변하지 않았다.
서명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여전히 그 높이였다.
“서명인은 갇히지 않았다. 서명인은 아직 서명을 마치지 않았다.”
이 말을 마치고, 그녀의 오른손 엄지가 한 번 움직였다. 서명인의 손목은 돌아가지 않았다. 한 치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다시 멈췄을 뿐이었다. 엄지가 상판 모서리 아래로 들어가, 책상 다리 고리에 걸린 훅을 누르고, 그것을 한 번 더 걸었다. 훅은 강철이었다. 탄성판이 단단해서, 엄지를 한 마디 눌러 내려야 훅 입구가 열렸다. 엄지가 눌러 내려갈 때 아주 짧은 멈춤이 있었다. 미쓰키의 수로만 잴 수 있을 만큼 짧았다. 훅 입구가 다시 닫혔다. 딸깍 소리가 났다. 딸깍 소리는 돌판 위로 평평하게 지나갔다. 벽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엄지가 풀렸다. 훅이 고리 안에 떨어져 움직이지 않았다.
그 고리는 책상 다리에 용접되어 있었다. 상판 아래 모서리에 바짝 붙어 있었다. 고리 안쪽은 한 바퀴 반들반들하게 닳아 있었다. 닳은 그 한 바퀴는 위를 향했다. 바깥의 강철색보다 옅었다. 그 한 바퀴는 한 번에 닳은 것이 아니었다. 아주 여러 번이었다. 같은 자리에, 같은 웨빙이, 감아 돌고 다시 거두어졌다. 그녀는 아까 쪼그려 앉아 그것을 보았다. 지금 그녀는 한 걸음 밖에 서 있었다. 다시 쪼그려 앉지 않았다. 더 앞으로 가지도 않았다. 그 고리는 그녀에게서 한 걸음뿐이었다. 손을 뻗으면 닿았다. 그녀는 손을 뻗지 않았다. 그녀가 선 자리는 카드 케이스도 보이고 벽도 보이는 자리였다. 두 가지 모두 그녀에게 보였다.
대 밑에 의자가 깊이 밀어 넣어져 있었다. 등받이가 벽을 향했다. 앉는 면에 먼지가 없었다. 의자 다리 하나에 옅은 긁힌 자국이 한 줄 있었다. 의자 다리가 부딪힌 것이었다. 미쓰키는 그것이 늘 누가 앉는 의자인지, 아주 오랫동안 아무도 앉지 않은 의자인지 몰랐다.
5층 문 앞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의 그 한 마디도 이 높이에 떨어졌다. 미쓰키는 생각했다. 그것은 같은 사람이었다. 이 사람은 대 뒤에 서서 한 걸음도 옮긴 적이 없었다. 발밑의 돌판 한 장은 깨끗했다. 문질린 흔적이 없었다.
홀 안은 고요했다. 멀리서 송풍기 하나가 돌고 있었다. 소리는 낮았고, 줄곧 있었다. 이 층의 공기 속으로는 들어오지 못하고, 돌판 바로 밑에 붙어 조금씩 울렸다. 그것은 멈춘 적이 없었다. 미쓰키는 거기 서 있고 나서야 그것을 알아들었다. 서명인의 목소리는 앞에 있었고, 송풍기의 낮은 소리는 뒤에 있었다. 아주 멀었다. 다른 층 바닥 밑에서 올라오는 소리였다.
5층 문 앞의 단에서는 형광등이 웅웅거렸다. 이 층의 등은 소리가 없었다.
서명인이 이어서 읽었다.
“잔여 항목 영영영이, 합격. 잔여 항목 영영영삼, 합격. 잔여 항목 영영영사, 합격. 잔여 항목 영영영오, 합격. 잔여 항목 영영영육, 합격. 잔여 항목 영영영칠, 합격. 잔여 항목 영영영팔, 합격. 잔여 항목 영영영구,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일영,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일일,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일이, 합격.”
번호가 떨어지고, 결론이 뒤따랐다. 사이에는 쉼표 하나뿐이었다. 결론이 떨어지는 자리와 앞 번호가 떨어진 자리는 똑같이 떨어져 있었다. 이 한 줄은 아주 가지런하게 읽혔다. 미쓰키가 속으로 따라 셀 때 빠르게도 셀 수 없고 느리게도 셀 수 없을 만큼 가지런했다. 첫 마디부터 마지막 마디까지 목소리의 높이는 변한 적이 없었다. ‘합격’을 읽을 때와 ‘잔여 항목’을 읽을 때가 같은 높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서명인은 나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조목과 조목 사이의 시간은 모두 같았다. 미쓰키는 세 번 세었다. 세 번 모두 같았다. 그녀가 센 것은 자신의 숨이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서명인의 가슴은 한 번도 오르내리지 않았다.
그녀의 수는 입술 안에서만 걸었다. 소리가 없었다. 그녀의 수는 서명인의 번호보다 반 박자 뒤에 떨어졌다. 서명인이 4를 읽을 때 그녀는 겨우 3을 세고 있었다. 3을 다 세지도 못했다. 서명인이 7을 읽을 때 그녀는 겨우 6을 세고 있었다. 6도 다 세지 못했다. 그녀의 발도 그랬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모두 수보다 뒤에 떨어졌다. 수보다 반 박자 느렸다. 5층 문 앞에서도 그 한 발은 반 박자 늦었다. 그녀는 메우지 않았다. 이번에도 메우지 않았다. 그 반 박자는 줄곧 비어 있었다. 그녀의 수와 서명인의 목소리 사이에 비어 있었다. 깨끗하게 비어서,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았다. 반 박자가 그녀의 수가 느려서인지, 그 목소리가 빨라서인지 그녀는 가려내지 못했다.
열두 번째까지 읽었을 때 미쓰키의 목이 조금 말랐다. 그녀는 침을 한 번 삼켰다. 그 한 번은 소리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오른쪽을 보았다. 벽의 종이가 한 장 한 장 늘어서 있었다. 머리글은 모두 같았고, 번호만 있었다. 이름은 없었다. 번호가 하나씩 뒤로 갔다. 그녀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찾았다. 번호 하나를 찾아내면 서명인의 목소리는 이미 다음 번호에 가 있었다. 둘째 장, 셋째 장, 넷째 장, 열두째 장까지. 장마다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네모난 검은 도장이 하나씩 찍혀 있었다. 도장은 말라 있었고, 가장자리가 조금 하얗게 바래 있었다. 그 검은색을 그녀는 접수 부스에서 보았다. 접수원이 도장을 찍던 인주도 이 색이었다. 못은 강철이었다. 못대가리는 모두 바깥을 향했다. 하나 옆에 하나, 간격이 같았다. 못대가리에는 먼지가 한 겹 앉아 있었다. 먼지가 강철에 눌어붙어 닦이지 않았다.
그녀의 엄지와 검지가 뻗어 나가 두 장 사이에 대 보았다. 잴 수 없었다. 두 장 사이에는 벽뿐이었다.
맨 왼쪽 장이 언제 박혔는지 그녀는 몰랐다. 그때 못대가리는 반짝였고, 종이 가장자리는 평평했다. 나중에 그것은 말려 올라가 대롱이 되었다. 아무도 눌러 펴지 않았다.
그녀는 한 번 보고 고개를 돌려 왔다. 서명인은 벽을 보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복도 입구를 향해 있었다. 입구 저편, 복도 끝의 등이 한 칸 한 칸 늘어서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미쓰키의 눈이 상판에서 벽으로 옮겨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벽에는 스물세 장, 상판에는 펜 하나. 바깥의 시간은 이 층에서는 셈할 수 없었다. 그녀가 세는 것은 번호뿐이었다.
그 말이 다시 한 번 나왔다. 같은 글자, 같은 순서, 사이에 멈춤이 없었다. 엄지가 다시 상판 모서리 아래로 들어가 훅 입구를 눌러 열고, 다시 닫히게 했다. 딸깍. 풀었다. 이번에는 미쓰키도 그 손이 아래로 누르는 것을 보았다. 손가락이 다시 나란히 붙었고, 가운뎃손가락이 상판 모서리에 닿았다. 엄지가 눌러 내려간 깊이는 처음과 같았다. 한 푼도 더하지 않았고, 한 푼도 덜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가슴의 그 고리를 떠올렸다. 그것도 D링이었고, 그것도 접수 부스에서 가져온 웨빙이었다. 그녀 쪽 끝은 꿰매 붙인 가슴 하네스였다. 가슴 아래에서 조였고, 버클은 두 번 눌러야 물렸고, 물리면 움직이지 않았다. 서명인 쪽 끝은 훅이었다. 걸어야 했다. 걸 때 소리가 작았다. 그녀의 발소리보다 작았다. 그녀는 한 번 고개를 숙여 보았다. 가슴 한가운데에 조금 잿빛이 도는 자리가 있었다. 불빛이 그곳을 밝히지 못했다. 웨빙이 가슴뼈를 조이고 있었다. 헐겁지도 조이지도 않게. 그녀의 가슴이 한 번 오르내렸고, 웨빙이 따라서 조금 움직였다. 그때 그녀는 그것을 건드리지 않았다.
종이 한 장 한 장 앞에서, 아마 누군가가 아래에서 기다렸을 것이다. 한 사람이 계단 입구에 서서, 서명인이 올라오기를, 아니면 서명인이 이 층의 서명을 마치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등기부 마지막 줄 아래에 접수원은 가로줄을 하나 그었다. 자를 대고 그었다. 선은 곧았고, 긋고 나서는 더 손대지 않았다. 계단의 네모 칸도 그랬다. 그 층에 서명이 없으면 계단은 치지 않았고, 그 위를 걸은 사람도 치지 않았다. 5층 문 앞, 계단의 디딤판은 새것이었고, 열네 칸은 모두 비어 있었다. 걸어간 사람을 위해 그 한 걸음을 적어 준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녀는 작업 야드의 계단에 한 시간 넘게 앉아 있었다. 다리가 저렸고, 저림이 무릎에서 발끝까지 걸어갔다. 그 저림을 그녀는 기억했다. 공사장 사람들은 서명하기 전에 아마 한 마디씩 물을 것이다. 서명하고 나면 가도 되느냐고. 이 층에는 묻는 사람이 없었다.
10월 22일. 그날 5층에는 닫히지 않은 용접부가 하나 있었다. 그날 아래층에도 아마 누군가 기다렸을 것이다. 누군가 내려와 종이 한 장에 서명해 주기를. 손에 상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벽의 이 스물세 장에는 그것이 누구였는지 적힌 장이 하나도 없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적힌 장도 하나도 없었다.
5층 문 앞의 그 노란 선은 페인트였다. 그녀는 넘어가지 않았다. 여기의 선은 웨빙이었다. 책상 다리에 팽팽히 당겨져 있었다. 누군가 스스로 걸어 놓은 것이었다. 5층의 그 용접부가 어디 있는지 그녀는 보지 못했다. 그녀는 문 앞에 서서 선을 한 번 보았을 뿐이었다. 그녀의 왼손 바닥에는 아직 자국이 한 줄 있었다. 그 웨빙에 조여 생긴 것이었다.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주머니 속의 V-06 방문자 카드도 그대로 있었다. 카드 뒷면은 하얬다. 그녀는 꺼내지 않았다.
그 종이 뒤의 빈칸은 서명하는 사람을 위해 남겨 둔 것이었다. 그것은 비어 있었다. 서명한다는 것은 종이 위에 한 획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그 한 획을 가볍게 내려놓아야 할지 무겁게 내려놓아야 할지 그녀는 생각해 내지 못했다. 미쓰키의 눈이 상판 한가운데의 카드 케이스에 가 닿았다. 펜은 거기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았다. 그녀는 집으러 가지 않았다. 그녀는 생각했다. 그 한 획이 내려가면, 그 줄은 더는 비어 있지 않다. 그 줄이 비어 있지 않으면, 더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그녀의 손가락이 몸 옆에서 한 번 오그라들었다가 다시 펴졌다. 펜 뚜껑이 바깥을 향했다. 그것은 사람이 집으라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의 오른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서명인은 닫힌 것에만 서명했다. 그녀가 읽은 번호마다 뒤에 합격이 따라왔다. 맨 앞의 그 한 조목만 뒤에 미완료가 있었다. 미쓰키는 말하지 않았다. 그녀의 왼손 엄지가 몸 옆으로 돌아왔다. 서명인의 것과 같이, 나란히 붙었다.
서명인이 읽은 그 종이들은 벽에 아무런 변화도 남기지 않았다. 스물세 장, 모두 원래 자리에 있었다. 벽의 그 한 줄은 보기에 아까처럼 여전히 가지런했다.
서명인이 이어서 읽어 나갔다.
“잔여 항목 영영일삼,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일사,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일오,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일육,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일칠,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일팔,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일구,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이영,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이일,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이이, 합격. 잔여 항목 영영이삼, 합격.”
23까지 읽고, 다 셌다. 벽에 스물세 장. 서명인은 번호를 스물세 번 읽었고, 매번 뒤에 단어 하나가 따라왔다. 스물두 장이 합격이었다. 서명인의 목소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빨라진 적도, 느려진 적도 없었다. 서명인은 스물세 장의 종이를 읽었고, 어느 장 앞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미쓰키는 벽의 종이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한 번 보았다. 스물세 장. 그녀의 눈은 장마다 멈췄다. 맨 왼쪽 장에서 가장 오래 멈췄다. 그 줄의 글자는 인쇄된 것이었다. 색이 종이보다 짙었고, 아주 단단하게 찍혀 있었다.
제1조는 안전줄이었다. 미쓰키는 5층 문 앞에서 이 조를 들었다. 목소리는 평평했다. 여기와 같았다. 그때 그녀는 이미 알았다. 뒤에 다른 조가 더 있다는 것을. 가운데의 몇 조, 그리고 제7조를 그녀는 아직 듣지 못했다. 그녀는 생각했다. 가운데의 몇 조도 아마 이럴 것이다. 한 조 한 조, 조마다 번호가 있고, 번호마다 뒤에 하지 말라는 말이 따라올 것이다. 그녀는 벽의 종이를 한 번 세고, 벽의 못대가리를 한 번 세었다. 스물셋, 스물셋. 서명인의 목소리는 그녀의 앞에 있었다. 그녀의 수보다 반 박자 일렀다. 매번 그랬다.
그녀는 다음 말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 말은 말하는 방식이 하나뿐이었다. 그녀는 이미 두 번 들었다.
그 말이 세 번째로 나왔을 때, 미쓰키는 이미 발을 한 걸음 앞으로 옮겨 대의 한쪽 모서리 곁에 와 있었다. 엄지가 아래로 들어가 훅 입구를 눌러 열고, 다시 닫히게 했다. 딸깍. 이번의 그 소리는 앞의 두 번보다 가벼웠다. 그 소리는 돌판 위에 떨어져 돌아오지 않았다.
엄지가 풀린 뒤 훅은 고리 안에 멈췄다. 서명인의 가슴의 웨빙이 고리에서 아래로 당겨졌다. 끝의 훅은 책상 다리에 걸려 있었다. 아주 팽팽하게, 대 밑까지 줄곧 당겨져 있었다. 웨빙에는 색이 조금 짙은 구간이 하나 있었다. 젖었다가 마른 뒤 남은 것이었다. 웨빙의 가장자리는 가는 실로 꿰매져 있었다. 한 땀 한 땀, 땀의 촘촘함이 같았다. 고리 쪽 끝에서 훅 쪽 끝까지 줄곧 꿰매져 있었다. 서명인의 오른손이 상판 위로 돌아왔다. 손가락을 나란히 붙였고, 가운뎃손가락이 상판 모서리에 닿았다. 그것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웨빙이 풀려 나간 그 길이는 꼭 책상 다리에 닿을 만큼이었다. 한 치 길면 느슨해질 것이었다. 한 치 짧으면 그녀는 닿지 못할 것이었다. 이 길이를 누가 정했는지 그녀는 몰랐다.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은 줄이 아니었다. 그 말은 뒤에 있었다. 아직 때가 아니었다.
“당신의 줄은, 책상 다리에 걸려 있어.”
미쓰키는 아주 느리게 말했다. 말끝이 아래로 가라앉았다.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이 말은 벽에 부딪혀 세 갈래 복도에서 한꺼번에 돌아왔다. 그녀가 말한 것보다 더 길게 돌아왔다. 글자마다 꼬리를 조금씩 끌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반 박자 느렸다. 반 박자의 빈자리에 그녀는 숨을 한 번 들이쉬고, 다시 내쉬었다.
서명인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복도 입구를 향한 채 돌아오지 않았다. 미쓰키의 말은 아직 세 갈래 복도에서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녀는 한 글자도 답하지 않았다.
서명인은 이어서 읽어 내려갔다. 그녀의 목소리가 미쓰키의 말 뒤에 이어졌다. 사이에 빈틈이 조금도 없었다. 같은 높이에 떨어졌다.
“제7조, 첨탑이 미검수이면 탑 전체를 인도하지 않는다.”
제7조. 미쓰키는 그것을 벽 위에 다시 놓아 보았다. 첫 장에 적힌 것은 5층의 용접부였다. 그것은 한 층의 일이었다. 첨탑이 검수되지 않았으니 탑 전체를 인도하지 않는다. 서명인의 그 말은 복도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상판 위에 떨어져 그대로 거기 남았다. 맨 왼쪽 장은 여전히 미완료였다. 그것은 줄곧 그렇게 있었다. 그 종이 뒤의 빈칸은 서명할 사람에게 남겨 둔 것이었다. 비어 있었다.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
0.4밀리미터. 그 용접부를 그녀는 본 적이 없었다. 그녀가 본 것은 종이 위의 이 몇 글자와, 이 몇 글자 뒤의 빈칸 하나뿐이었다.
미쓰키의 박자가 다시 반 박자 느려졌다. 그녀는 메우지 않았다. 그녀의 왼손이 몸 옆에서 쥐어졌다. 손바닥의 그 자국까지 쥐었다가 풀었다. 풀었을 때 그 자국은 아직 있었다. 그녀의 신발 밑창이 한 번 움직였다. 돌판 위에 소리가 없었다. 움직인 것은 발끝이었다. 웨빙의 훅은 그녀의 오른쪽에 있었다. 그녀의 손에서 손바닥 한 뼘 떨어져 있었다. 그녀는 대 저쪽을 보았다. 훅 가에 걸쳐 있는 그 엄지를 보았다. 얼굴은 보지 않았다. 그녀가 말했다.
“그 균열은 아직 있어. 서명해.”
말을 마치자 말끝이 아래로 가라앉았다. 글자들이 상판 위에 떨어졌다. 메아리가 벽에서 돌아왔다. 한 번, 또 한 번. 마지막에 그녀의 발치에 멈췄다. 이 말의 메아리는 앞의 말보다 길었다.
서명인이 멈췄다. 가슴은 오르내리지 않았다. 두 손은 상판 위에 놓였고, 손가락은 나란히 붙어 있었다. 그 한 줄의 번호는 대 이쪽에 멈췄다. 스물셋 뒤에 멈춰 더는 이어지지 않았다. 벽의 종이는 그대로 있었다. 떼어 낸 장은 하나도 없었다. 홀 안에는 소리가 없었다. 미쓰키의 숨소리가 돌판 위에서 한 번 돌아오고는 사라졌다. 송풍기의 낮은 소리는 여전히 있었다. 돌판 밑에서 건너왔다. 멈추지 않았다. 등은 한 칸 한 칸 켜져 있었다. 어두운 칸은 하나도 없었다. 대의 그림자가 돌판 위에 떨어져 있었다. 아주 짧았고, 네모났다. 서명인의 가슴의 웨빙은 책상 다리까지 당겨져 아주 팽팽했다. 훅은 고리에 걸려 있었다. 풀리지 않았다. 서명인의 엄지는 상판 모서리 아래에 걸쳐 있었다. 다시 눌러 내리지 않았다. 낭독은 이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