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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부 ·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40장선 안쪽에 서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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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원문을 옮긴 번역입니다.

제40장 선 안쪽에 서 주십시오

두 시 정각, 그는 아직 점검 사다리 위에 있었다.

사다리는 탑 몸체 안쪽의 수직 통로 안에 있었다. 쇠로 된 것이었고, 한 구간이 열한 칸, 모두 네 구간이었다. 칸마다 발판 가운데에 홈이 하나 패어 있었다. 수많은 신발이 밟아서 낸 것이었다. 그의 신발이 들어가자 꼭 맞았다. 손잡이는 차가웠다. 장갑 속까지 차가웠다. 그는 손을 바꾸지 않았다. 한 칸 한 칸 위로 올라갔다. 사다리의 첫 구간은 벽에 기대어 있었고, 벽에는 낡은 표지판이 하나 붙어 있었다. 글자가 절반은 떨어져 나가 있었다. 그는 읽지 않았다. 사다리 왼쪽에는 와이어로프 한 가닥이 수직 통로 밑바닥에서 위까지 줄곧 당겨져 있었다. 몇 칸마다 쇠고리가 하나씩 달려 있었다. 고리에는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았다. 그의 손은 줄곧 손잡이를 쥐고 있었다. 그 와이어로프는 건드리지 않았다. 검은 가죽 외투의 지퍼는 턱까지 올라가 있었다. 등의 그림자 무늬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오지 않았다. 그보다 반 박자 늦었다. 그가 멈추자, 무늬는 조금 더 미끄러져 내려가고 나서야 멈췄다.

수직 통로의 벽은 흰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다. 페인트가 군데군데 떨어져 있었다. 한 군데 떨어질 때마다 그 밑의 시멘트는 회색이었다. 두 번째 구간은 페인트가 열세 군데 떨어져 있었고, 세 번째 구간은 한 군데도 떨어지지 않았다. 세 번째 구간의 가로대에 숫자가 하나 있었다. 페인트로 쓴 것이었다. 쓰다 만 것이어서 뒤쪽 획이 없었다. 세 번째 구간 중간쯤에서 그의 오른쪽 무릎이 한 번 울렸다. 아주 작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종아리가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올라갈수록 공기가 차가워졌다. 해치 틈으로 새어 드는 바람에서 쇠녹 냄새가 났다.

네 번째 구간의 맨 위 칸은 해치였다. 해치는 회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네 귀퉁이에 나사가 하나씩 박혀 있었다. 나사 머리는 닳아 반들반들했다. 해치 뒷면에는 페인트로 쓴 글자가 한 줄 있었다. 그는 보지 않았다. 해치 가장자리에는 회색 천이 한 바퀴 감겨 있었다. 천은 낡았고, 느슨하게 감겨 있었다. 그는 손바닥을 대고 한 번 밀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한 번 더 밀었다. 해치가 한 줄 틈만큼 들렸다.

그때가 두 시 정각이었다. 탑이 밝혀졌다.

틈으로 흰빛이 먼저 들어왔다.

흰빛이 바깥에서 내리눌렀다. 수직 통로 꼭대기를 눌렀다. 아주 밝았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지 않았다. 그는 해치를 끝까지 밀었다. 해치가 멈춤쇠에 부딪쳐 한 번 소리를 냈다. 아주 작게.

수직 통로 입구 가장자리에는 검은 고무가 한 바퀴 둘러져 있었다. 고무에는 눌린 자국이 몇 줄 있었다. 수많은 손이 눌러서 낸 것이었다. 수직 통로에서 올라온 찬 공기가 고무에 닿아, 그 위에 가는 물기가 한 겹 맺혔다.

불빛이 아주 먼 아래에서 올라왔다. 밑동은 보이지 않았다. 흰 띠 하나만 보였다. 흰빛이 아래에서 한 바퀴 한 바퀴 위로 올라와, 그의 발밑의 수직 통로를 지나, 해치가 있는 이 층까지 와서 잠깐 멈췄다. 원형 부분 한 바퀴가 전부 켜졌다. 가지런하게 켜졌다. 늦게 켜진 등은 하나도 없었다. 등갓은 모두 똑같았다. 등갓의 틈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있었다. 등갓 바깥에는 가는 망이 한 겹 둘러져 있었다. 망의 눈은 네모났다. 원형 부분의 등은 서로 간격이 모두 같았다. 그가 세어 보니, 눈앞의 이 구간에만 모두 열두 개였다.

그는 몸을 밀어 올렸다. 팔꿈치로 철판을 누르고, 무릎을 한 번 꿇었다가, 일어섰다. 무릎을 꿇었던 철판 자리에 작게 젖은 자국이 생겼다. 금방 말랐다.

통로의 바람은 수직 통로 안보다 훨씬 셌다. 바람은 한 차례씩 불어왔다. 매번 먼저 난간 쪽에서 밀려들었다가, 그의 어깨 옆으로 돌아 뒷목으로 감겼다. 그는 깃을 세웠다. 오른쪽 귀걸이의 끊어진 끝이 바람 속에서 가볍게 흔들렸다. 끝의 거스러미가 젖혀졌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그가 숨을 한 번 내쉬었다. 숨이 흰빛 속에서 작은 흰 덩어리가 되었다가 흩어졌다.

장갑 한쪽이 젖어 있었다. 손잡이를 쥘 때 묻은 것이었다. 그는 장갑을 아래로 잡아당겼다. 손가락 마디가 드러났다. 금방 차가워졌다. 장갑의 젖은 자리가 바람 속에서 천천히 말랐다. 마른 자리는 뻣뻣해졌다.

똑바로 서고 나서야 그는 항만 전체를 보았다.

항만의 물은 가장 낮은 데까지 빠져 있었다. 물가에 젖은 돌이 한 줄 드러나 있었다. 돌은 검었고, 하나에 하나가 붙어 있었고, 아무것도 자라 있지 않았다. 물 위에 다리가 하나 있었다. 다리 위의 등이 한 개 한 개, 하얗게, 맞은편까지 늘어섰다가 끊겼다. 항구의 크레인들은 서 있었다. 한 줄로, 모두 높았다. 움직이는 것은 한 대도 없었다. 도로 하나가 물가를 따라 휘어 돌아갔다. 도로 위의 차 불빛이 한 줄로 이어져, 산 저편까지 이어지다가 끊겼다. 맞은편 건물들의 창은 대부분 어두웠다. 가로등 한 줄만 하얗게 산기슭까지 늘어서 있었다. 항구 한쪽 구석에 등대가 하나 있었다. 불빛이 한 바퀴 도는 데 오래 걸렸다. 이쪽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아주 흐려져 있었다. 수면 위에 흰 점 하나만 남을 만큼 흐렸다. 바람에 기름 냄새가 조금 섞여 있었다. 항구 쪽에서 오는 것이었다. 탑 밑의 물소리가 올라왔다. 아주 멀었고, 끊어졌다 이어졌다 했다. 한 번, 멈췄다가, 또 한 번.

바깥 원형 통로는 탑 몸체를 한 바퀴 둘렀다. 유리 바깥쪽이었다. 폭은 2미터가 채 안 됐다. 철판이 한 장 한 장 이어져 있었고, 철판 사이마다 틈이 하나씩 있었다. 틈으로 아래의 어둠이 보였다. 그가 세어 보니, 해치에서 맞은편 유리 모서리까지 철판은 모두 열일곱 장이었다. 한 장은 새로 간 것이어서 다른 것보다 빛깔이 밝았다. 틈 몇 군데에 물이 고여 있었다. 물은 검었고, 흰 등을 비추고 있었다.

철판 위에는 페인트로 그린 화살표가 있었다. 흰색이었고,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화살표 하나는 발에 밟혀 꼬리만 남아 있었다. 꼬리도 거의 지워져 있었다.

그는 멈춰 서서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바람이 지나가고 나서야 통로를 따라 앞으로 걸었다. 신발 밑창이 철판을 밟았다. 소리는 없었다. 틈으로 새어 올라오는 바람만 조금 있었다. 그의 흰 신발은 왼쪽 뒤꿈치 바깥쪽 한쪽이 닳아 평평해져 있었다.

안쪽은 유리였다. 은회색이었고, 손가락 하나 두께였다. 한 장 한 장 이어 붙인 것이었다. 새로 닦은 것이었고, 닦은 자국은 가로였다. 유리 안쪽은 층층이 바닥판이었다. 층마다 비어 있었고, 바닥판 위에 먼지가 한 겹 앉아 있었다. 구석에 물통이 하나 있었다. 통 안에 물은 없었고, 통 바닥에 마른 자국이 한 바퀴 남아 있었다. 벽 쪽에는 줄이 한 타래 한 타래 쌓여 있었다. 회색이었고, 한 타래가 한 타래를 누르고 있었다. 타래마다 작은 패가 하나씩 달려 있었다. 패의 글씨는 모두 같은 필체였다. 한 획 한 획, 끝맺음이 모두 가지런했다. 안쪽 벽에는 화이트보드가 하나 걸려 있었다. 보드에는 표가 하나 그려져 있었다. 한 칸 한 칸, 체크가 있는 칸도 있고 비어 있는 칸도 있었다. 유리에도 사람 하나가 비치고 있었다. 검은 가죽 외투, 오른쪽 귀에 은색 귀걸이가 하나 걸려 있었다. 한 토막이 끊어져 있었고, 끊어진 끝에 거스러미가 일어 있었다. 그 사람의 얼굴은 그와 아주 가까웠다. 왼쪽 눈썹뼈에 오래된 흰 자국이 하나 있었다. 그의 등의 그림자 무늬는 유리 속에서도 반 박자 늦었다.

바깥쪽은 난간이었다. 흰 페인트를 칠한 강관이었고, 가로대가 세 줄이었다. 맨 아래 가로대는 바닥에서 한 뼘 높이밖에 안 됐다. 난간 기둥이 한 개 한 개 서 있었다. 기둥마다 꼭대기에 작은 쇠패가 박혀 있었고, 패에는 손으로 쓴 숫자가 있었다. 먹은 햇볕에 바래 있었다. 그가 세어 보니, 해치 쪽 끝에서 선 쪽 끝까지 모두 열한 개였다. 바람이 난간의 관 속을 지나가며 아주 낮은 소리를 냈다. 소리는 계속 있었다. 난간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바람, 그리고 더 먼 어둠뿐이었다.

유리 모서리 쪽에 작은 문이 하나 있었다. 문은 회색이었다. 문손잡이에 가는 철사가 한 가닥 감겨 있었다. 아주 단단히 감겨 있었다. 문 위에 등이 하나 있었다. 꺼져 있었다. 문틈 밑에 먼지가 조금 쌓여 있었다. 먼지의 가장자리는 가지런했다.

중간부는 3층으로 된 원형 탑 머리였다. 그가 서 있는 곳은 가운데 층이었다. 위층의 창은 어두웠다. 아래층의 창에는 작은 등이 몇 개 켜져 있었다. 하얗고, 아주 멀었다. 중간부 이 층의 한쪽 구석에 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등받이는 흰색이었다. 좌판은 바깥을 향해, 유리를 향해 있었다. 의자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탑 몸체 안에서 어떤 소리가 났다. 낮았고, 계속 있었고, 그치지 않았다.

원뿔이 원형 부분 위에서 좁아지며 올라갔다. 원뿔의 등도 켜져 있었다. 한 층 한 층, 구름이 있는 데까지 켜지다가 끊겼다. 구름이 낮게 깔려 탑의 윗부분을 잘라 냈다. 아주 평평하게 잘라 내서,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구름이 한 덩어리씩 탑의 한쪽으로 지나갔다. 지나갈 때 탑의 등이 한 번 가려졌다가 다시 비쳐 나왔다. 구름의 가장자리가 탑의 빛에 밝혀졌다. 밝은 가장자리는 흰색이었다. 탑의 빛이 수면에 떨어져 흰 선 하나를 길게 끌었다. 선이 한 번 흔들리고, 다시 멈췄다. 구름은 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원은 줄곧 제자리에 있었다.

구름 속에 등이 하나 있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한 번씩 깜박였다. 그가 다섯까지 세자 등이 깜박였다. 구름 속에서 작은 빛 한 조각이 비쳐 나왔다가 금방 사라졌다.

아래 거리에는 차가 있었다. 차 불빛은 흰색이었고, 한 줄로, 천천히 갔다. 쓰레기차 한 대가 길모퉁이에서 나왔다. 차체의 등이 깜박깜박하며 지나갔다. 거리의 사람들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고 걷거나, 고개를 숙이고 길가에 서 있었다. 한 사람이 맞은편 길을 지나갔다. 손에 비닐봉지를 하나 들고 있었다. 봉지가 한 번 흔들리고, 또 한 번 흔들렸다. 멀리서 개가 짖었다. 두 번 짖고, 그쳤다.

맞은편 물가에 흰 등 두 개가 나란히 켜져 있었다.

그 원은 남서쪽 하늘에 있었다.

그는 그것을 먼저 보지 않았다. 먼저 고개를 숙여 발밑의 철판과 틈 속의 어둠을 한 번 보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 때, 오른쪽 귀걸이의 끊어진 끝 속에서 보랏빛이 한 번 반짝였다. 그의 숨을 따라 움직였다.

원은 높이 걸려 있지 않았다. 구름에 아주 가까웠다. 그 가장자리는 연보랏빛이었다. 한 바퀴, 가늘게, 하늘에 붙어 있었다. 밝은 쪽이 절반을 조금 넘었다. 밝은 면은 한 덩어리였고, 끊어진 데가 없었다. 그 위에는 흰 구름이 뭉텅뭉텅 있었다. 하늘의 구름을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어두운 쪽은 조금 좁았다. 그 위에 부서진 빛 알갱이가 몇 개 있었다. 원은 커서, 그가 고개를 한 번 돌려야 전부 볼 수 있었다. 원의 아래 가장자리는 먼 건물들의 옥상 선에서 아직 한참 떨어져 있었다. 옥상 선 위에 안테나가 하나 있었다. 너무 가늘어 보이지 않았다. 꼭대기의 흰 점 하나만 보였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아무도 그에게 말해 준 적이 없었다.

그는 그 가장자리를 바라보았다. 오래 보았다. 가장자리는 변하지 않았다.

원의 위쪽, 탑에 가까운 쪽에 검은 입구가 하나 있었다. 입구는 원보다 높았다. 검었고, 바닥이 없었다. 입구 가장자리에 가는 흰 고리가 한 줄 있었다. 선 한 가닥만 남을 만큼 가늘었다. 입구에 붙어 한 바퀴를 온전히 돌았고, 끊어진 데가 없었다. 고리 바깥의 별들이 비틀려 휘어 있었다. 하나하나 모두 입구를 감싸며 비스듬히 기울어, 휘어진 모양이 되어 있었다. 가장 심하게 비틀린 별은 고리에 가장 가까웠다. 아주 가늘게 빛났다.

목이 뻣뻣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바로 했다.

탑 몸체의 중간부에서 가로 버팀대가 한 개 한 개 탑 안으로부터 뻗어 나와, 통로의 바깥 가장자리를 받치고 있었다. 가로 버팀대 두 개 사이에 판 하나가 덮여 있었다. 판 뒤에 아주 큰, 움직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이 그 한 토막의 빈 곳을 꽉 채우고 있었다. 가로 버팀대의 그림자가 판 위에 떨어졌다. 판 뒤의 것은 움직이지 않았다. 판의 가장자리는 그림자 속에 있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 아주 크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통로 바닥에 페인트 선이 한 줄 있었다. 선은 흰색이었다. 난간 쪽 끝에서 유리 쪽 끝까지 그어져, 통로를 가로질렀다. 선의 양 끝에는 쇠못이 하나씩 박혀 있었다. 못 머리는 페인트에 덮여, 동그란 끝만 조금 드러나 있었다. 선은 이미 닳아 있었다. 가운데 몇 토막은 신발 밑창에 밟혀 얇아져, 밑의 쇠가 드러나 있었다. 한 토막은 새로 덧칠한 것이어서 다른 데보다 하얬다. 덧칠한 토막의 양 끝에 이음매가 하나씩 있었다. 선 안쪽의 철판은 바깥쪽보다 빛깔이 조금 짙었다. 오랫동안 누군가 앉아 있던 자리였다. 선의 흰 페인트 위에 아주 얇게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한 방울 한 방울, 흘러내리지 않았다.

선은 그에게서 세 걸음 떨어져 있었다. 선 저쪽, 난간에 기대어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탑지기는 바닥에 앉아 있었다. 등을 난간 기둥에 기대고, 두 다리를 곧게 뻗고, 뒤꿈치를 철판에 대고 있었다. 선은 그의 뒤꿈치 밑에 있었다. 흰 페인트가 조금 문질러 벗겨져 있었다. 벗겨진 가장자리는 둥글었다. 반원 하나였다. 아주 오래전에 닳아서 생긴 것이었다. 그의 옆 철판 위에 얇은 먼지가 한 겹 앉아 있었다. 먼지의 가장자리는 가지런했다. 한 바퀴, 아무도 밟은 적이 없었다. 먼지 옆에 빈 플라스틱 물컵이 하나 놓여 있었다. 컵은 입구를 아래로 하고 철판 위에 엎어져 있었다. 작업복은 숯회색이었다. 색깔 표시도, 글자도, 이름표도 없었다. 장갑은 끼지 않았다. 두 손은 허벅지 위에 놓여 있었다. 손등이 위를 향했고, 손가락이 드러나 있었다. 손등의 살갗은 말라 있었고, 주름이 없었다. 선 이쪽에서 건너다보면, 그의 손과 다리는 모두 제자리에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고, 앞으로 뻗지도 않았다.

그의 머리는 기둥에 기대어 있었다. 기둥에는 페인트가 벗겨진 자국이 한 줄 있었다. 그의 뒤통수와 같은 높이였다.

그의 얼굴은 그늘 속에 있어 잘 보이지 않았다.

그의 가슴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선을 향해 있었다. 위로도, 아래로도 향하지 않았다.

허리에 카라비너가 하나 걸려 있었다. 숯회색, D자형이었고, 손바닥보다 조금 작았다. 고리 몸체에 가는 긁힌 자국이 몇 줄 있었다. 굽은 입구가 위를 향해 있었다. 굽은 입구 안쪽의 강철은 반들거렸다. 여러 번 닳은 것이었다. 고리에는 작은 패가 하나 달려 있었다. 플라스틱이었고, 글자가 쓰여 있었다. 글자는 손땀에 불어 흐려져서 알아볼 수 없었다. 게이트에는 흰 테이프가 한 바퀴 감겨 있었다. 테이프는 낡았다. 겉면에 가는 먼지가 한 겹 앉아 있었다. 가장자리 몇 군데에 눌린 자국이 있었다. 한 줄 한 줄, 깊이가 모두 같았다. 이음매는 게이트 정면에 있었다. 바깥을 향해, 선의 이쪽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줄 하나가 카라비너에서 비스듬히 내려가, 난간 기둥을 감아 돌고, 통로의 앵커 링에 매여 있었다. 앵커 링은 난간 밑받침에 용접되어 있었다. 용접선은 한 바퀴, 둥글었고, 끊어진 데가 없었다. 앵커 링 옆 철판에 쇠패가 하나 박혀 있었다. 번호가 하나 적혀 있었다. 마지막 한 획이 아주 길게 끌려 있었다. 줄은 팽팽했다. 그를 난간 쪽으로 당기고 있었다. 줄의 그림자가 곧게 철판 위에 떨어졌다. 줄에는 일정한 길이마다 흰 표시가 하나씩 있었다. 모두 세 개였고, 간격이 같았다. 표시의 흰 실은 면이었다. 보풀이 조금 일어 있었다. 기둥이 줄에 당겨 아주 조금 기울어 있었다. 아주 조금이어서, 눈으로 재 보아야 했다. 바람이 항만 쪽에서 불어왔다. 줄이 가볍게 한 번 흔들리고, 다시 멈췄다.

그의 등 뒤의 수직 통로는 아직 열려 있었다. 해치는 닫혀 있지 않았다. 아래는 어두웠고, 한 구간 한 구간 아래로 이어져 있었다.

탑지기가 입을 열었다.

만전: “선 안쪽에 서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말이 나갔을 때, 목소리는 평평했다. 말머리가 올라가지 않았고, 말끝이 떨어지지 않았다. 목소리에는 방이 없었다. 곧장 귀 위에 떨어졌다. 철판은 울리지 않았다. 난간도 그것을 받지 않았고, 유리도 받지 않았다. 그것은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말을 마치고, 그는 멈췄다. 기다렸다.

그 멈춤은 아주 가지런했다. 지나갔다.

2시 2분. 등이 한 번 깜박였다.

그는 선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선 앞까지 걸어가, 선 바깥쪽에 멈췄다. 발끝이 선에서 손가락 하나 거리였다. 그의 오른손이 외투 주머니에서 나와 몸 옆에 늘어졌다. 손가락이 펴졌다가, 다시 오므려졌다.

탑지기는 다시 말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선을 향해 있었다.

바람이 잠깐 멎었다. 줄은 흔들리지 않았다.

만전: “이쪽으로 언제든 내려가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을 할 때, 그의 왼손이 들렸다. 집게손가락이 카라비너의 게이트 위에 얹혔다. 집게손가락은 게이트 한쪽에서 시작해 테이프를 따라 한 바퀴 돌아, 이음매로 돌아와서 멈췄다. 테이프의 가장자리가 손가락 끝 밑에서 조금 말려 올라갔다. 그는 그것을 눌러 펴지 않았다. 집게손가락이 멈춘 그 한 번은, 길이가 아까의 멈춤과 같았다.

탑지기는 그 손가락을 보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선을 향해 있었다. 선 위의 물방울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말하지 않았다. 그의 눈길이 뒤로 한 번 끌려갔다. 열려 있는 해치를 한 번 보았다. 해치 틈으로 바람은 여전히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쇠녹 냄새를 싣고. 그의 눈길이 다시 선으로 돌아왔다.

2시 3분. 구름이 한 번 지나갔다.

만전: “마지막 한 사람은 줄을 볼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을 마쳤을 때, 탑지기의 손은 아직 게이트 위에 멈춰 있었다. 집게손가락이 이음매를 누르고 있었다. 손가락 끝이 하얬다. 작게 우묵한 자국이 눌려 있었다.

그는 그 손을 보았다.

그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탑지기의 가슴을 한 번 보았다.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시선을 다시 손으로 옮겼다.

그의 오른손이 난간 위에 놓였다. 손바닥이 강관을 눌렀다. 차가웠다. 난간의 페인트 면에는 가는 결이 한 줄 한 줄 나 있었다. 바람이 낸 것이었다. 불빛이 흰 페인트 위에 떨어져, 옅은 흰빛을 한 바퀴 되비쳤다. 가장자리가 가지런했다. 그는 손을 거두었다.

그는 선을 따라 두 걸음 옮겨, 줄 앞에 섰다. 줄은 선 안쪽에 있었다. 선만 넘으면 바로였다. 선의 흰 페인트는 그의 발끝 앞, 손가락 하나 거리에 있었다. 그의 발끝은 선 바깥쪽에 멈췄다.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허리를 굽혔다. 그의 등에서 그림자 무늬가 반 박자 늦게 굽었다. 왼발은 뒤에, 오른발은 앞에 있었다. 무게중심은 뒷발에 실려 있었다. 두 손은 아무것도 짚지 않았다.

카라비너는 선 안쪽, 그에게서 두 걸음 떨어진 곳에 있었다. 선 바깥에서 건너다보니, 카라비너의 나사식 잠금 슬리브와 매듭이 보였다. 게이트는 닫혀 있었다. 게이트 혀가 게이트 틀에 붙어 있었다. 아주 단단히 붙어 있어 틈이 보이지 않았다. 줄은 카라비너 고리에 8자 매듭으로 묶여 있었다. 고리가 두 개였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았다. 큰 고리가 난간 쪽을 향해 있었다. 매듭 끝은 한 번 되꿰어져 있었고, 꼬리는 흰 실 한 토막으로 두 번 묶여 있었다. 양쪽 줄 끝은 길이가 같았다. 잰 것이었다. 나사식 잠금 슬리브는 끝까지 조여져 있었다. 나사산이 아주 단단히 물려 있었다. 한 바퀴도 헐겁지 않았다. 슬리브에는 빗물이 남긴 얼룩이 몇 군데 있었다. 말라 있었고, 얼룩의 가장자리는 하얬다. 슬리브 가장자리에 가는 흰 페인트 자국이 한 줄 있었다. 자국은 곧았다. 조일 때 남은 것이었다. 슬리브 옆면에 작은 글자가 한 줄 있었다. 글자가 아주 작았다. 그는 가까이 다가가 보지 않았다. 카라비너의 등줄기에 좁은 홈이 하나 패어 있었다. 줄이 해마다 눌러서 낸 것이었다. 줄의 겉피는 온전했다. 보풀도 없었고, 납작해지지도 않았고, 심선 한 가닥 드러난 데도 없었다. 줄의 자른 면은 평평했다. 거스러미가 없었다. 줄은 낡았다. 빛깔이 회색으로 바래 있었다. 고르게 회색이었다.

그는 손을 뻗어 줄을 만지지 않았다. 보기만 했다. 바지 솔기는 곧았다. 그의 손가락이 그 위에서 한 번 움직였다가, 다시 멈췄다.

그는 줄을 세 번 보았다. 첫 번째는 나사산을 보았고, 두 번째는 매듭을 보았고, 세 번째는 줄 머리에서 줄 끝까지 보고, 다시 줄 끝에서 줄 머리까지 거슬러 보았다.

줄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는 한 번 더 보았다. 결과는 여전히 같았다.

줄의 그림자는 철판 위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그림자의 가장자리는 곧았다. 그는 줄의 무게를 알아볼 수 있었다. 줄이 늘어진 호는 아주 조금뿐이었다.

그의 왼손등에서 보랏빛 가는 무늬 한 줄이 빛나고 있었다. 손가락이 굽는 데 따라 함께 움직였다. 그의 오른손 엄지가 왼손등을 한 번 문질렀다. 보랏빛 무늬는 끊기지 않았다.

그의 숨은 그 자신의 것이었다. 한 모금 한 모금, 길기도 하고 짧기도 했다. 그는 침을 한 번 삼켰다.

2시 4분. 물은 더 빠지지 않았다. 가장 낮은 젖은 돌 한 줄에 멈춰 있었다. 선 위의 물방울이 몇 개 줄었다. 바람이 다시 불었다. 줄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허리를 폈다. 탑 몸체 안의 그 낮은 소리는 아직 있었다. 그치지 않았다. 허리뼈 쪽에서 가볍게 한 번 소리가 났다. 그는 눌러 보지 않았다. 똑바로 섰을 때, 오른쪽 귀의 귀걸이가 옷깃에 닿아 아주 가는 소리를 냈다.

그의 허리에는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았다. 벨트에 빈 쇠고리가 하나 있었다. 공구를 꽂는 것이었다.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의 오른손이 천 너머로 외투 안주머니를 한 번 눌렀다. 이어폰이 맨 밑에 눌려 있었다. 줄이 한 바퀴 감겨 있었다. 그는 꺼내지 않았다.

그는 거기 서 있었다. 앞으로 가지도, 뒤로 물러나지도 않았다.

탑지기의 얼굴은 선을 향해 있었다. 그가 한 마디 답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 저쪽, 탑지기 곁의 먼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선도 움직이지 않았다. 탑지기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그 기다림이 지나가게 두었다. 반 박자가 지나고서야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밝았고, 얇았다. 나가자마자 얇아졌다.

재원: “난 걸지 않았어. 난 명단 밖이야.”

탑지기의 얼굴은 선 쪽에서 돌아서지 않았다.

또 반 박자가 지나고, 그가 다시 말했다. 이번에는 목소리가 아까보다 가벼웠다.

재원: “먼저 하중을 빼.”

이 말은 아주 짧았다. 철판 위에 떨어졌다. 소리가 없었다. 선 저쪽에서는 메아리가 없었다. 그의 숨이 한 번 멈췄다가, 다시 이어졌다. 한 모금, 한 모금.

탑지기는 답하지 않았다. 고개도 들지 않았다. 그의 왼손은 아직 게이트를 누르고 있었다. 집게손가락이 이음매를 누르고 있었다. 테이프의 가장자리가 조금 말려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2시 5분. 맞은편의 흰 등 두 개는 아직 켜져 있었다.

탑지기의 집게손가락 밑의 흰빛이 천천히 빠졌다. 살빛으로 돌아갔다.

탑지기가 일어섰다. 가슴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일어설 때 그는 아무것도 짚지 않았다. 그의 왼손이 게이트에서 떨어졌다. 집게손가락이 이음매에서 떨어질 때 테이프가 한 번 튕겼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그의 오른발이 난간 가로대를 디뎠다. 가로대가 한 번 소리를 냈다. 아주 작게.

줄이 한 치 느슨해졌다.